<앵커>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고 임세원 교수 1주기 추모 행사가 오늘(11일) 열립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고 정신질환자 돌봄에 대한 논의도 뜨거웠는데, 1년이 지난 지금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 모 씨의 아들은 대학병원 폐쇄병동에 입원 중입니다.
조현병을 앓은 지 10년, 벌써 11번째 입원입니다.
자해 경험도 있고 약을 먹지 않으면 발작을 일으켜 위험한데, 명백한 자해나 타해 위험이 없으면 여전히 병원 입원은 어렵습니다.
[박모 씨/조현병 환자 어머니 : 경찰이 동원돼도 '본인이 싫다고 하면 자기는 어쩔 수가 없다'고 경찰이 그래요, 그러면 이렇게 그냥 두고 환자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정부는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구급대원이 전문요원과 출동해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만 진행 중입니다.
퇴원 후도 문제입니다.
정신질환자의 사회 적응에 가장 중요한 건 직업을 갖는 건데, 정신질환자 직업재활센터는 전국 13곳에 불과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치료보다는 처벌에만 급급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의 가해자도 2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적극적인 치료는 여전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인권 차원에서 치료가 우선 제공되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환자들을 방치하지 않고 제대로 치료받고 일할 기회를 주는 건 우리 사회가 고 임세원 교수를 진정으로 추모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