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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나도 황무지…최악 산불 피해 현장, 다시 가보니

최근 산불 다시 늘어나는 추세

<앵커>

심각한 호주 산불 소식 여러 번 접하셨지요, 지난해 9월에 시작돼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데 SBS 데이터 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분석한 결과 일 년 중 3월과 4월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특히 최근 산불이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심영구, 최재영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1960년부터 최근까지 공식 집계된 우리나라 산불은 모두 2만 7천 건, 연평균 454건입니다.

피해 면적을 모두 합치면 19만 5천 헥타르로 서울과 인천, 김포까지 더한 것과 비슷합니다.

전체 산불 발생의 절반이 3월과 4월에 몰려 있습니다.

산불 원인은 입산자 실화, 즉 산에 간 사람이 실수로 불을 낸 게 37.6%로 가장 많고,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늘어나는 산불
특히 눈에 띄는 건 산불이 최근 들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는 겁니다.

이런 산불들에 파괴된 산림 생태계를 되돌리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 2000년 4월 7일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해 보름간 이어졌던 동해안 산불 현장은 지금도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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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20년 전 동해안 산불이 났던 현장입니다.

눈으로 보면 자연이 복원된 거처럼 보이는데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막상 그렇지가 않습니다.

당시 산불 이후 심은 소나무입니다.

[권세명/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박사 : ((이 나무가) 몇 년 정도 자란 건가요?) 17년 정도로 나오는데요, 20년 정도 자랐어야 맞게 되겠고요.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나이테의) 생장 폭이 좁습니다.]

강원도에서는 20년 정도 자란 소나무는 평균 10~13m 정도 자라는데 비료까지 주며 관리했지만 20년 동안 70%, 약 7m 밖에 자라지 못했습니다.

[권세명/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박사 : ((나무들이) 덜 자라게 된 이유는 뭐예요?) (산불 피해가 나면) 토양 내에 양분이나 미생물들이 피해를 받게 되고요. 나무가 이용할 수 있는 양분이 줄어들었죠.]

지난 2016년 이 지역 토양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유기물과 질소 함량이 인근 지역보다 낮았습니다.
20년 지나도 황무지인 최악 산불 피해 현장
산불 이후 아예 사람이 관리하지 않은 곳은 20년 넘도록 풀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인 곳도 있습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박사 : (원래는 나무가 있었던 곳이죠?) 있었던 곳이죠. 다 타버려서 이제 완전히 모든 게 소실돼 버렸습니다.]

숲에 살았던 야생동물들이 돌아오려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박사 : 숲(복원)이 30년 정도 생각한다면 (야생동물 복원은) 그 이후에 30년에서 35년 이상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산불로 망가진 토양은 100년이 넘어도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피해 복구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산불 통계에 따르면 10건 가운데 약 8건은 사람 때문에 일어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박지인, CG : 홍성용,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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