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진 건 없어요" 정신질환자 상담사들이 전한 현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20.01.10 21:18 수정 2020.01.10 2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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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임세원 교수는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었는데요.

이 부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무엇이 해결되어야 하는 건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내 첫 정신질환자 전용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입니다.

[서울대보라매병원 정신응급의료센터 : 오전에 오셨던 남자친구가 자살 시도를 해 여자분과 같이 오셨습니다.]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난해 2월 시범사업으로 마련됐습니다.

[정수봉/서울대보라매병원 정신응급의료센터 교수 : 위기의 순간들을 좀 더 제대로 목격할 수 있었고, 좀 더 전문적인 정신과적인 그런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에서 퇴원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상담사들은 임세원 교수의 죽음 이후에도 나아진 건 없다고 말합니다.

[경기도 A 지역 : (직원들이) 앉을 자리도 없고, 건물이 없습니다. 정부는 인력 지원해주고 돈 지원해준다고 말하지만…]

[경기도 B 지역 : 칼을 들거나 뭘 들거나 무기를 들거나 상관없이 그 위급 상황에 그 자리에 있어야만 합니다.]

[윤미경/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 : 저희 신분 자체는 대부분 계약직, 비정규직입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에 대한 국가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겁니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사회 적응에 가장 중요한 건 직업인데 국내 정신질환자 직업재활센터는 13곳에 불과하고 서울·경기·부산에 몰려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의 인권 문제도 예민한 과제입니다.

고 임세원 교수 가해자는 지난해 말 2심 재판에서 병세 악화로 인한 범죄가 인정돼 25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병세가 악화 된) 상태로 계속 있으면서 하는 행동들이 편견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인권 차원에서 치료가 우선 제공되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치료받고 일할 기회를 주는 것, 우리 사회가 고 임세원 교수를 진정으로 추모하는 일일 겁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유동혁·장운석,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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