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의식?…논란 이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앵커>

삼성그룹이 회사 안에 '준법감시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듭니다. 준법 경영을 하는지 자체적으로 감시하는 독립 기구라고 삼성은 설명하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의식해서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독립 기구로 설치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그룹 내 7개 주요 계열사들이 분담해 운영을 지원하게 됩니다.

위법 의심 사안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와 경영진의 비리를 신고받고 직접 조사할 권한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노조 문제나 경영권 승계, 총수 일가의 비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보 성향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위원장 외에도 외부 위원 6명 모두 대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형태에 비판을 가해왔던 인사들로 구성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자리를 맡기 전 많이 망설였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독립성과 자율성을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형/삼성 준법감시위원장 : 제가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서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위원회 설치 이후의 발생 사안을 다룬다는 방침이어서 삼성의 과거 청산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자료 제출 요구나 조사에 삼성이 제대로 협조할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 사건 변호를 맡았던 김지형 위원장의 전력을 비판했습니다.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 유성기업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게 한 이 김지형 변호사가 과연 준법과 진보, 인권의 아이콘이 될 수 있습니까.]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준법감시위원회가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감형 조건이 돼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