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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대지진 10년…여전히 난민촌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카리브해 아이티에 규모 7.0의 대지진이 닥친 지 10년이 흘렀다.

강산이 한 번 바뀔 시간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지진 직후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EFE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 대재앙이 닥친 것은 2010년 1월 12일이었다.

30초가량 아이티 전역을 뒤흔든 강한 지진으로 최대 31만6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50만 명가량이 다치고 이 중 4천∼6천 명은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으며, 150만 명이 집을 잃었다.

국제사회가 앞다퉈 아이티 돕기에 나섰지만 복구는 더뎠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아직도 3만4천 명의 이재민들이 지진 직후와 다를 바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모여 사는 난민촌 중 하나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코라일 캠프다.

최대 2∼3년 동안 임시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한 비정부기구(NGO)가 건립했는데 10년이 다 되도록 많은 이들이 이 난민촌을 떠나지 못했다.

EFE는 이곳 이재민들이 얇은 판자로 된 좁은 집에서 식수도 없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얇은 지붕은 비를 막아주지 못하고 더러운 공동 화장실 탓에 위생도 열악하다.

이곳에 사는 한 이재민은 EFE에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잘 지냈다. 2013년부터 상황이 매우 안 좋아졌다"며 "비가 오면 집 밖에서 머물러야 하고, 해가 비치면 실내에서는 숨조차 쉴 수 없다"고 전했다.

지진 당시 건물 잔해에 깔려 다리를 못 쓰게 된 이사크 조세프(32)는 퇴원 이후 다른 부상자들과 함께 한 난민촌에서 지냈다.

난민촌의 천막은 2년 후 작은 목재 조립식 주택으로 바뀌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이곳에서 2년만 지내기로 돼 있었다. 우리에게 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그 이후로 아무도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난민촌을 벗어나 보금자리를 찾은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티의 불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진 직후 콜레라가 휩쓸었고 2016년엔 허리케인 매슈가 강타했다.

허리케인 이후 다시 콜레라가 덮쳤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의 격렬한 반(反)정부 시위가 지난해 내내 계속되는 등 정치·사회 혼란도 극심하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2017년 철수한 후엔 치안도 악화했다.

국민의 60% 가까이가 하루 2.40달러(약 2천8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아이티에서 이재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6명의 아이를 키우는 엘레네 라우라는 EFE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18세 아들도 일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다"며 "지진 이후 모든 것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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