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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긴장' 호르무즈 하늘길·바닷길에 항공·해운업계도 '촉각'

'초긴장' 호르무즈 하늘길·바닷길에 항공·해운업계도 '촉각'
▲ 이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미사일 발사 모습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개시한 오늘(8일) 국내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는 일단 전면전 확대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작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항공 화물이 침체했던 만큼 올해 화물 운송 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했지만 새해 벽두부터 불거진 글로벌 악재에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당장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간 3천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모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간 3천300만 달러(한화 약 385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항공사별로 유류 할증료와 유류 헤지, 비축유 등으로 유가 급등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이란 영공을 지나는 국내 항공사는 없기 때문에 운항 자체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이어지게 되면 관광 수요 등에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두바이 7회와 터키 5회, 아시아나항공이 터키 5회 등 중동 지역을 가는 항공편이 많지 않은 데다 이란 영공을 통과하지는 않아서 일단 지금 단계에서는 항로를 바꾸거나 할 필요는 없어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재도약을 기대하던 해운업계 역시 초긴장 상태입니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해운업의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만약 전쟁이 발발하거나 해서 호르무즈 해역이 봉쇄되거나 할 경우 해운 산업의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심각하면 정책 지원 등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하루 6시간 간격으로 선박 위치를 확인하던 것을 하루 1시간 간격으로 대폭 앞당겼습니다.

또 하루 1번 선박과 위성 통화를 하며 상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중동 노선에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3∼4척이 투입돼 있습니다.

당장 선박 운영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자칫 호르무즈 해협이 군사 충돌로 막힐 경우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고 해도 작년 6월 이 해협에서 일본 선사가 피격당할 당시 일시적으로 이 구간을 지나는 선박의 보험료가 폭등한 것을 감안하면 상황에 따라 보험료 추가 부담 등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상황 변화에 따라 적게는 2∼3배, 많게는 7∼8배까지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며 "현재 선박은 정상 운항 중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 공격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작전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습니다.

(사진=이란 국영 IRIB 방송 화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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