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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자기장 '발전기' 약 10억 년 전 멈춰

달 자기장 '발전기' 약 10억 년 전 멈춰
▲ 달 형성 초기에 가동됐던 자기장 발전기 상상도

달에서는 재래식 나침반이 무용지물이 될 만큼 자기장이 약합니다.

수십억 년 전에는 지구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을 갖고 있었지만 철로 된 핵을 휘돌게 해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발전기'(dynamo)가 멈추면서 자기장도 사라졌습니다.

현재 달의 자기장은 지구의 1% 미만으로 발전기 없이 일부 지각이 국지적으로 자화돼 있을 뿐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대기·행성 과학 교수 벤저민 와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달에서 가져온 월석을 분석해 달의 발전기가 멈춘 시점을 약 10억 년 전으로 특정하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연구팀은 아폴로 탐사를 통해 달에서 가져온 약 40억 년 전 월석을 통해 자기장 세기가 100 마이크로테슬라(μT)에 달하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지구의 자기장 세기가 50μT인 것과 비교할 때 두 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약 25억 년 전 월석에서는 10μT 미만으로 측정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때까지도 자기장 세기는 약해졌지만, 자기장을 만드는 발전기는 작동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자기장 기록을 가진 월석이 확보되지 않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월석은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미세 알갱이들이 당시 자기장 방향을 따라 정렬해 자기장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데 30억~40억 년 전 활발했던 화산 활동이 이후로는 멈춰 새로 생성되는 월석을 확보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다행히 고대 월석이 약 10억 년 전 충돌 충격으로 녹았다가 다시 굳으면서 이전 자기장 기록을 지우고 새 기록을 갖게 된 두 개의 샘플을 확보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자기장 세기는 0.1μT에 불과했으며, 연구팀은 이때쯤 달의 발전기가 작동을 멈췄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월석 샘플을 오븐에 넣고 가열해 녹인 뒤 식는 과정에서 인공 자기장에 노출해 실제로 기존 자기장 기록을 지우고 새 기록을 가질 수 있는지도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달 형성 초기에는 지금보다 더 가까이 붙어 있었던 지구의 중력으로 달 내부에 있는 유체 상태의 핵이 휘돌며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했으나 이후 달이 지구에서 점차 멀어지면서 이런 효과는 약해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신 약 25억 년 전부터는 핵이 결정화하면서 이전보다는 훨씬 약하지만, 자기장을 형성하는 발전기 역할을 이어왔으며 결정화가 진행하면서 궁극에는 이 발전기마저 멈추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와이스 교수는 "자기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의 구역처럼 우주에 스며들어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달의 자기장을 형성하는 발전기가 10억~15억 년 전에 멈췄으며, 과거에 지구와 같은 방식으로 자기장을 생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사진=MIT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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