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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세계 영화 산업 메카 할리우드 뚫었다

'기생충' 세계 영화 산업 메카 할리우드 뚫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세계 영화산업 주류인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상과 더불어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봉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세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게 됐습니다.
기생충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그동안 15개 이상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영화제 이외에 각종 시상식에서 30여 개가 넘는 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수상 행렬 속에서 골든글로브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세계 영화산업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가 인정받았다는 데 있습니다.

윤성은 평론가는 "자본주의가 조장한 계층 간, 계층 내 갈등이라는 '기생충'의 주제 의식과 여러 장르를 혼합시킨 봉준호 감독만의 블랙코미디가 아시아,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주류 영화산업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산업을 이끈다는 자긍심을 앞세워 그동안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편이었습니다.

한국 영화 역시 그동안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각종 영화제와 평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유독 할리우드에서는 홀대받았습니다.

전찬일 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비로소 북미에서도 합당한 인정을 받게 됐다"면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못지않은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했습니다.

강유정 평론가도 "한국어로 된 로컬영화가 할리우드의 자존심과 배타심을 뚫고 작품성 하나만으로 그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지욱 평론가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 수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상업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수상이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및 배급, 해외 합작 등에서 좀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봉 감독 역시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우뚝 설 것으로 보입니다.

'기생충'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특히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2000), '그녀에게'(2003)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두차례나 받은 거장입니다.

'기생충'이 '페인 앤 글로리'를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할리우드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윤성은 평론가는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감독,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를 할리우드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등으로 작품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았고, '마더'(2009)를 거쳐 '설국열차'(2013)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활동 무대를 넓혔습니다.

이어 넷플릭스와 손잡고 '옥자'(2017)를 선보였습니다.
봉준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동안 꾸준히 할리우드 러브콜을 받은 봉 감독이지만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몸값'이 훌쩍 뛸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계 관계자는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 등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감독이라도 사실 미국에서 작업할 때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할리우드 기준이 되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들어도 배우나 감독의 몸값은 엄청나게 뛴다"고 전했습니다.

강유정 평론가는 "중국의 리안 감독도 중국 무협 영화 '와호장룡'으로 외국어영화상과 아카데미상을 받은 뒤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이 됐다"면서 "봉 감독 역시 앞으로 그 정도로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수상을 계기로 다음 달 9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아카데미상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습니다.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한 최종 후보작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됩니다.

여러 외신은 '기생충'이 최종 후보 발표에서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작품상 등의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관측합니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화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아카데미상은 골든글로브와 달리 작품상 부문 언어 규정이 없어 작품상 후보로도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후보로 지명됐던 감독상과 각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아카데미에선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외신들의 관전평입니다.

한 외신은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따낼 첫 외국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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