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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자신감과 간절함…20년 만에 올림픽 동반 진출 꿈꾸는 한국 배구

남자 배구대표팀
여자 배구대표팀
한국 남녀 배구대표팀이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향했습니다. 20년 만에 올림픽 동반 진출을 꿈꾸는 남녀 대표팀은 각각 '자신감'과 '간절함'으로 무장했습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어제(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태국으로 떠났습니다. 태국 도착 후 곧바로 버스로 갈아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이 열리는 나콘랏차시마로 이동했습니다. 알려진 대로 이번 최종 예선에 걸려있는 올림픽 본선 티켓은 한 장뿐입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가 경쟁을 펼치는데, 세계랭킹을 감안하면 우리와 태국이 도쿄행을 놓고 다툴 전망입니다.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
공항에서 만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대표팀의 정신적 기둥 김연경은 "많은 분들이 공항에 와주셔서 올림픽 예선을 떠나는 게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준비를 했다. 중요한 대회인 만큼 좋은 결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몸 상태는 현재 괜찮다. 태국 현지에 가서 적응만 잘한다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김수지와 김희진 등 베테랑들 역시 "조별 예선보다는 태국과 만나는 경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작년 8월 아시아선수권 맞대결에서 이긴 만큼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연경을 도울 레프트 이재영은 오륜기로 만든 목걸이를 보이며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태국과 결승에서 만나면 상대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경기하겠지만 재밌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할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이날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출국장은 팬 미팅을 방불케 했습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수십 명의 팬들이 선물을 들고 선수들을 기다렸습니다. 선물을 받은 선수들은 활짝 웃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출국하는 시민들도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등장에 놀라워하며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겼습니다.

여자 대표팀보다 두 시간 먼저 인천공항에 도착한 남자 대표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선수단 모두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출국을 기다렸습니다.
남자배구대표팀 주장 신영석
이유가 있었습니다.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여자팀과 달리 남자는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본선 진출 실패를 반복하면서 기대는 멀어졌고, '남자 대표팀은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공항에서 만난 주장 신영석은 취재진에게 "오는 길에 동료들에게 '기자분이 적게 왔을 거 같다'고 예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새벽 6시라는 이른 시간에도 인천공항에는 많은 언론과 팬들이 남자배구 대표팀을 기다렸습니다.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은 그들의 간절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신영석은 "짧은 기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고,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정말 헌신 다해서 선수들 합심해서 노력 많이 한 거 같다. 이제 결전의 날만 남았는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박철우와 한선수 등 어쩌면 이번 올림픽이 도전이 마지막이 될 베테랑들의 각오도 남달랐습니다. 박철우는 "연습을 하다 보니깐 선수들과 맞춰야 할 시간이 적었다"며 "본 훈련보다 야간 훈련 때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플레이를 맞췄다. 신영석, 최민호, 정지석 등 많은 선수들과 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훈련 기간 중 하루 외박이 생겼는데, 한선수와 상의해서 후배들에게 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모두 흔쾌히 따라와서 너무 고마웠다.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다. 내가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이 이렇게 분위기 좋았던 적은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6시간의 이동 끝에 결전지 중국 장먼에 입성한 남자 대표팀은 곧바로 적응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피곤할 법했지만, 저녁 식사 후 곧바로 경기장으로 이동해 메인코트 적응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임도헌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남자 팀들은 전력이 거의 비슷해 조금만 잘못하면 질 수 있다"며 "올림픽은 돈 내고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내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게임에 임할 것"이라고 결전의 땅을 밟은 각오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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