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를 지탱하는 단단한 힘은 인지도보다는 캐릭터에 푹 빠져든 조연배우들의 내실 깊은 연기에서 나온다는 게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정 많은 야구선수에서 비열한 스카우터로 전락한 고세혁 팀장 역의 이준혁과 초기 절대 악역을 연기한 임동규 역의 조한선을 시작으로, 강두기 역의 하도권, 장우석 역의 김기무, 서영주 역의 차엽, 장진우 역의 홍기준 등이 프로야구의 비정한 세계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토브리그'에는 실제로 운동을 했다가 배우로 전향한 이들이 유독 많다. 에이스 임동규 역으로 연기 인생에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은 조한선은 축구선수 출신으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골키퍼를 했다가 허리를 다친 뒤 배우로 전향했다.
이밖에도 만년 꼴찌팀 드림즈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스토브리그'에는 중고신인들이 유독 많다.
길창주(로버트 길) 역의 이용우 역시 무용수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뒤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이용우는 Mnet '댄싱9'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무용수로 출연해 이름을 떨쳤고 이후 배우 활동을 하던 중 공황장애로 4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길창주가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복귀의 용기를 얻었듯, 이용우 역시 가족의 응원을 받고 배우로 컴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브리그'의 드림즈가 시청자들에게 더욱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건, 대중의 관심 밖에서도 묵묵히 연기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던 명품 조연들 덕이 아닐까.
드라마의 성패는 배우가 가진 인지도 보다, 빛나는 노력과 재능이 결정한다는 걸 '스토브리그'가 다시 입증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