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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단 말에 전 재산 넣었는데" 라임 펀드 피해자들 '눈물'

"안전하단 말에 전 재산 넣었는데" 라임 펀드 피해자들 '눈물'
▲ 고개 숙여 사과하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수개월째 장기화하면서 이 펀드에 투자해 돈이 묶인 피해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특히 은행과 증권사들의 펀드 판매 과정과 사태가 터진 후의 무성의한 대응을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광화가 라임 사태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 위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라임자산운용환매중단피해자모임'에는 오늘(3일) 현재 790여 명이 가입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피해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서는 법무법인 측에서 개별로 접수하고 있지만, 다수의 피해자는 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 직원들이 펀드의 투자 자산이나 운용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특히 라임 펀드를 주로 판매한 우리은행, 하나은행,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성토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많습니다.

한 투자자는 "판매 과정에서 위험 가능성을 전혀 설명 듣지 못했고 (판매 직원이) 편입자산이 모두 우량채권이라며 5%대 (수익률의) 안전한 상품이라고 했다"며 이렇게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줄은 몰랐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투자자도 "은행 직원이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정해진 날짜에 회수된다고 얘기하고 상품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며 현재 해당 은행에서 아무런 대응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속만 태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투자 성향 확인서를 나중에 보니 (미리) 사인만 받고 은행 담당자가 임의로 '적극 공격형' 투자자로 체크했더라"고 전했습니다.

"라임자산운용도 문제지만 **은행이란 곳이 더한 곳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라는 투자자, "(판매 은행에서) 하찮은 위로도 없고 아무도 그냥 응대 자체를 안 해준다. 혼자 화내도 벽보고 화내는 느낌이다"라는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문제가 된 펀드들이 사모펀드이고 가입 금액이 1억 원 이상이어서 자산가들이 많을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과 달리 피해자들 가운데는 전 재산이나 노후자금 전부를 투자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70세가 넘는 고령의 부모를 대신해 자식들이 피해 사례를 전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사모펀드 처음 가입했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 한푼 두푼 열심히 모은 돈 은행보다 나은 이자 받아보겠다고 가입했는데 반 토막이라니…", "결혼하고 둘이 맞벌이해가며 쓰고 싶은 돈 아끼고 모아서 은행이자보다 수익률이 더 나은 사모펀드 처음으로 가입했다가 이런 일 당했다. 너무 속상하고 힘들다"는 등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게다가 최근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의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의 증권사기 혐의로 미 당국의 제재를 받고 라임 펀드의 투자금 손실 우려가 제기되면서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화는 라임자산운용이 IIG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해당 펀드를 계속 판매했다는 의혹에 관해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와 관련해 '** 자산 운용 비리에 대하여 즉각적인 수사 진행을 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피해자들은 이 청원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상환·환매 연기 대상 펀드는 3개 모펀드와 관련된 최대 157개 자펀드이며 그 규모는 1조5천587억 원으로 추정됐습니다.

157개 자펀드의 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개인 3천606명을 포함해 총 4천96명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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