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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년 된 묘지가 주차장으로…中, 위구르족 묘지 100개 이상 파괴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 호탄에 자리한 술타님 묘지의 2018년 12월 말 모습(위)과 무덤이 완전히 사라진 지난해 3월 말 술타님 묘지의 모습(아래) (사진=바흐람 신타시 제공, 연합뉴스)
▲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 호탄에 자리한 술타님 묘지의 2018년 12월 말 모습(위)과 무덤이 완전히 사라진 지난해 3월 말 술타님 묘지의 모습(아래)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등 이슬람교도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의 전통 묘지까지 대량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중국이 자국 내 무슬림 소수민족을 전체 국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처럼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수년간 위구르족의 전통 묘지를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몇 달 간 위성 영상 수백 개를 분석한 결과 파괴된 위구르족 묘지를 100개 이상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부분은 지난 2년 새 파괴됐습니다.

방송은 지난 몇 년간 위구르족 거주지를 촬영한 위성 영상을 위성영상 전문가, 해외에 나와 있는 위구르인과 함께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CNN에 "신장 지역 정부는 모든 소수민족을 존중하며 이들에게 묘지와 장례식 방식을 선택할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면서도 묘지 훼손을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송은 신장 자치구 내 묘지를 재배치한다는 내용의 정부 공문도 다수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공문에 따르면 정부는 위구르족 묘지를 파괴하는 이유를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진전을 위해 문명화된 묘지를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명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수백 년간 자리를 지키며 위구르인들에게 성지와 같은 의미를 갖는 묘지들도 가차 없이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장 자치구 호탄시에 있는 술타님 묘지입니다.

만들어진 지 1천 년이 넘는 이 묘지는 호탄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였지만, 위상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전에 완전히 부서져 있었습니다.

묘지 일부는 주차장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내 이슬람교 전문가인 라이언 섬 영국 노팅엄대학 선임연구원은 미군 참전 용사들이 묻힌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가 완전히 파괴된 후 포장도로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장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국제 인권단체 등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으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중국은 처음에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현재는 테러와 싸우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훈련센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진=바흐람 신타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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