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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률 높아도 혈액 부족 '심각'…딴 데서 새고 있었다

<앵커>

병원에 혈액이 부족해 당장 수혈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병원을 옮겨 다니고, 제때 수술을 받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헌혈 부족도 원인이지만 불필요한 수혈이 많은 것도 주요한 이유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장 출혈 증상을 보인 환자가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서둘러 수혈을 해줘야 하는 긴급한 상황인데, 이 병원은 보유한 혈액이 없다며 서울대병원에 환자 이송을 의뢰했습니다.

[홍기정/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 병원에서 먼저 수혈이 이뤄지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 다음에 저희 큰 병원으로 의뢰돼야 하는데, 그 과정에 상당히 위험하게 노출되실 수 있고.]

국립암센터에서는 폐암 수술을 받을 환자 가족이 헌혈할 사람을 직접 구하고 있습니다.

[김용학/수술 예정 환자 남편 : 손녀딸이 자기 친구한테 얘기해서 승낙한 모양이에요. 사위도 직접적인 혈연관계는 아니라서 (헌혈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헌혈률이 5.6%로 일본, 미국, 네덜란드, 영국보다 높은데도 혈액이 부족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내 734개 병원을 대상으로 적정 수혈의 한 지표가 되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실태를 분석했더니, 62%에서 수혈이 이뤄졌는데 상당수가 불필요한 경우였습니다.

[김준년/질병관리본부 혈액안전감시과장 : 가이드라인 등에 비춰봤을 때 수혈이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는 수치에서 수혈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평가결과에 나와 있습니다.]

불필요한 수혈은 환자 감염 위험까지 높입니다.

의료계의 개선 노력은 물론 혈액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착시킬 제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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