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전쟁 가능 국가' 의욕…나루히토 일왕은 "세계인 행복"

즉위 후 처음으로 새해를 맞은 나루히토 일왕은 일본인과 세계인의 행복을 함께 기원했습니다.

일본 왕실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궁내청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새해가 일본과 세계의 사람들에게 행복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책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새해 소감을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지난해 태풍과 호우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을 거론하며 올해는 재해가 없는 1년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상왕도 재위 시절 새해 소감에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행복을 함께 기원해 왔습니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켜 타국에 큰 피해를 주고 자국민의 불행을 자초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성이 투영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일왕의 이런 새해 소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신년사와는 대비됩니다.

아베 총리는 신년사에서 "미래를 확실히 응시하면서 이 나라의 모양에 관한 큰 개혁을 진행하겠다"면서 "그 선두에 있는 것이 헌법개정"이라고 했습니다.

개헌 의지를 강조한 겁니다.

과거에는 "헌법 자체가 점령군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전후 체제에서 탈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개헌의 핵심으로 꼽는 것은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손질하는 겁니다.

실제로 개헌의 전 단계로 일본의 안전보장 관련 법제를 개정해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집권 자민당이 여론을 의식해 헌법 9조를 전면 개정하는 것까지는 아직 표방하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일본이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베 총리가 그리는 개헌의 최종 목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