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살인' 최대 무기징역이랬는데…외려 줄어든 형량

정혜경 기자 choice@sbs.co.kr

작성 2020.01.01 09:09 수정 2020.01.01 09: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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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한 사람을 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는 윤창호법이 마련되고 1년이 지났습니다. 그 뒤로 실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해졌을지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에서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해봤습니다.

자세한 결과를 정혜경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만취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하천으로 추락해 함께 탄 2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사고 목격자 : 아예 신호를 무시하고 몇 킬로미터를 온 거죠. 저희가 볼 때는 인사불성이었다고 봐야죠.]

지난 3월 역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아 1명이 사망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동승자가 숨지고 운전자는 살았습니다.

음주 사고 내용과 피해 정도, 운전자의 음주 전과 등 양형 기준들을 감안해도 유사한 사건이었지만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앞 운전자에게는 징역 3년을, 윤창호법 이후 사고를 낸 다음 운전자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람을 숨지게 하는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죗값을 치르게 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만 1년이 넘었습니다.

윤창호법 시행 전후 1년을 기준으로 우리 법정에서 어떤 판결이 선고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 비율은 58.4%에서 46.2%로 오히려 더 줄었습니다.

실형 기간도 평균 32개월로 윤창호법 시행 뒤에 조금 줄었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가해자, 피고인의 3분의 1가량은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었습니다.

습관처럼 음주운전을 하다 결국 사망 사고까지 낸 겁니다.

하지만 상습 음주 운전자의 형량은 평균 34.9개월.

평균 29.6개월 선고받은 초범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음주운전이 사망 사고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하게 되면 윤창호법이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최대 무기징역인 윤창호법과 비교해서 가중처벌까지 더해져도 최대 형량은 더 낮아집니다.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어떤 법을 적용받는지에 따라 살펴봤더니, 실형의 평균 양형은 각각 37.7개월, 10.5개월로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문철/변호사 : (윤창호법이 적용되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운전할 수 없었던 그 상태'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요. (윤창호법도) 법전에 정해져 있는 형만 높인 거고 법원의 처벌 기준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요.]

윤창호법 1년, 반복되는 '음주 살인'을 막기 위해 이제는 무엇보다 상습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더 강화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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