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 간 아들 유골 돌려주오' 애끓는 부모 호소에 울어버린 도둑

폴란드 출신의 킨가 베브나시는 올해 성탄절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올여름 19살 아들 덴니스를 사고로 잃은 그와 남편은 차마 크리스마스를 고향에서 맞이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키프로스에서 아들의 유골을 뿌리며 상처 가득한 올해를 마무리짓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골함이 든 가방을 키프로스에서 도둑맞고 만 것입니다.

부부는 언론을 통해 이름 모를 도둑에게 제발 아들의 유골을 되돌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런데도 유골함을 찾지 못하자 결국 이들은 희망을 잃은 채 폴란드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도둑은 킨가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아들의 유골을 도둑맞은 부부가 도둑으로부터 눈물 섞인 통화와 함께 유골함을 되돌려받은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킨가는 현지시간 29일 전화를 걸어온 도둑이 울먹이며 사과한 후 유골함을 숨겨둔 위치를 알려줬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해당 장소에서 유골함을 찾아냈습니다.

베브나시 부부는 키프로스로 가 유골함을 회수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현재 키프로스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감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차량을 훼손하고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킨가는 자신이 도둑에게 화나지 않았으며 그가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적인 감정과 좋은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고 BBC에 말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