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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 기다린 도둑들…성금 두자마자 '슬쩍'

닷새 잠복 끝 성금 상자 절도

<앵커>

이맘때 연말이면 전주의 한 주민센터에는 현금 수천만 원을 가져다 놨으니 찾아가라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라며 20년째 누군가가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해 온 겁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돈을 두고 갔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 돈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JTV 송창용 기자입니다.

<기자>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가 걸려온 건 오전 10시 3분쯤.

지난 2000년 이후 해마다 그래왔던 것처럼 주민센터 근처 어디쯤에 성금을 두고 왔으니 가져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며칠 전부터 전화를 기다렸던 직원 3명이 주변을 샅샅이 살폈지만, 성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박종표/노송동주민센터 주무관 : (못 찾고 있으니까 이분이) 전화를 또 하셨어요. (조형물) 쪽에 있으니까,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해서 갔는데 못 찾아서 들어와서 경찰에 연락한 거죠.]

경찰은 인근 CCTV를 조사해 절도범 차량을 특정하고 일당 2명을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충남과 대전에서 각각 붙잡았습니다.

성금 6천여만 원도 대부분 회수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충남 출신인 이들은 뉴스로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알게 된 뒤 지난 26일부터 전북 전주에 와 기다린 끝에 천사가 성금을 두고 떠나자 곧바로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주 노송동 주민 : (수상한 차량이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 이틀 있었어요. 토요일, 일요일에는 없었고 오늘 아침에 번호를 가리고 있었어요.]

경찰은 그동안 신분 노출을 극구 꺼려온 얼굴 없는 천사를 고려해 회수한 6천만 원을 다시 주민센터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준태·권만택 J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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