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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1일·1일 김정은 연속 메시지…방향은 정해졌다

[취재파일] 31일·1일 김정은 연속 메시지…방향은 정해졌다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가 오늘(30일)까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전원회의가 하루 이상 열리는 것은 처음일뿐더러, 김일성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전원회의가 사흘 이상 계속된 것은 1990년 이후 29년만이다. 북한은 1990년 노동당 6기 17차 전원회의를 1월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한 바 있다.

전원회의가 오늘(30일)에 이어 내일(31일)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회의는 오늘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0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방송하려면 하루 전인 내일(31일)에는 녹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중앙TV가 내일(31일) 신년사 녹화를 하고 관련 화면을 편집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전원회의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전원회의 결론 이미 정해져

전원회의를 29년 만에 사흘씩이나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논의할 것이 많기 때문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원회의의 결론은 이미 정해져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전원회의는 백지에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토의를 통해 방향을 정해가는 회의가 아니라, 김 위원장이 결정한 결론을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원회의를 사흘 씩이나 개최하는 것은 이번 회의의 결론이 엄중할 것임을 대내외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지난 이틀간의 북한 보도를 보면, 이번 전원회의의 결론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핵과 ICBM과 같은 전략무기 개발을 다시 다그치며 미국과의 대결을 감수하는 것이다. 북한은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북한)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할 투쟁 노선이 이번 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을 언급했다.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은 핵무기 밖에 없는 만큼, 핵보유를 통해 안전보장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후원이 필요한 북한이 회의의 결론을 발표할 때 이 부분에 대한 표현을 어떻게 할 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둘째, 자력갱생을 통해 스스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데 대해 언급하면서 과학농사제일주의를 높이 들고 다수확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키라"고 강조했다. 대외적 고립 속에 버텨나가려면 우선 먹는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시대 들어 일정 수준의 농업 개혁이 실시됐고 실제로 대규모 아사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없는 만큼, 김정은의 농업생산 증대 강조는 전혀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다. 김 위원장은 이 밖에 공업 부문과 과학연구, 교육, 보건 부문 등의 개선을 강조하면서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대외 고립 속에서도 내부 역량 강화로 최대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셋째, 길어지는 제재 속에 사회기강을 다잡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나라의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강한 규율을 세울 것"과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도높이 벌이며 … 전사회적으로 도덕기강을 강하게 세울 것"을 언급했다.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경제상황 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불만의 목소리를 강력한 통제로 억누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경제부문에서의 질서와 규율 강화를 강조하는 것이 북한 내에 만연해있는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뜻인지는 불분명한데, 만약 시장을 억압하겠다는 뜻이라면 북한 주민들의 삶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전원회의 지도하는 김정은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연속 메시지로 2020년 북한식 '새로운 길' 발표

전원회의가 오늘(30일) 끝난다면 내일(31일)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고, 하루 뒤인 1월 1일에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있다. 31일과 1일 연속으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발표되는 것이다. 연달아 발표되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정책방향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2020년 새해를 북한식 '새로운 길'로 맞겠다는 것이 북한의 구상인 것 같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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