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회의 첫날에는 검정 인민복 차림을, 이튿날에는 흰색 재킷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생전 모습을 연상케 하는 대목입니다.
사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김 위원장은 예년과 달리 양복 차림으로 집무실 소파에서 신년사를 발표해 '정상 국가 지도자' 혹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다시 단상 위에 올라 대내외 메시지를 쏟아내는 등 과거의 '할아버지 통치방식'으로 회귀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당 전원회의 역시 이런 현상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회의 이틀 내내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고, 첫날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검지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무엇인가를 강조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그만큼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협상 교착이 이어지고 제재 국면 장기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 매체들은 30일에도 당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예고했는데, 회의 자체가 최소 이틀 이상 진행된 것 역시 김일성 시대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미국과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자칫 2017년으로 정세가 되돌아갈 수 있는 정세의 엄중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형식과 규모 면에서 이례적인 이번 당 전원회의를 북미교착 및 제재 장기화 국면에서 국가의 대내외 사업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가겠다고 경고한 이른바 '새로운 길'을 채택하기 전 내부적으로 명분을 쌓기 위한 자리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결국 어떤 방향이건 간에 이번 회의 결과는 자연스럽게 새해 1월 1일 발표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형식적인 과정이기는 하지만 전원회의에서 노동당의 총의를 모아서 이 내용을 신년사에 담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