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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메모' 내밀며 은밀한 제안…이춘재 자백 과정 공개

<앵커>

연쇄살인 피의자 이춘재가 모두 14건에 달하는 살인을 자백했던 과정이 공개됐습니다. 다른 사람이 옥살이를 하고 나온 8차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이 자백하면 경찰 너희들이 곤란해지는 거 아니냐며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제안까지 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홍영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춘재가 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되고 일주일이 지난 9월 26일, 경찰청 프로파일러들과 이춘재가 부산교도소에서 대면했습니다.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며 심리 싸움을 벌이던 이춘재가 갑자기 프로파일러에게 A4 용지를 달라고 하더니, 숫자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살인 12 더하기 2, 강간 19, 미수 15. 화성 연쇄살인 10건뿐만 아니라 4건의 다른 살인 사건을 처음 자백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이춘재는 추가 살인을 자백하면서 모방 범죄로 윤 모 씨가 이미 검거된 8차 사건을 놓고는 경찰에 은밀한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8차 사건을 자신의 범행으로 자백하면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곤란해지는 것 아니냐며 곤란하다면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춘재를 조사하던 공은경 프로파일러는 "그런 것은 상관없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춘재에게 모든 범행을 털어놓을 것을 권유했고, 이춘재는 이를 따랐습니다.

8차 사건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이춘재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첫 자백 당시 상황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조직 안위보다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프로파일러의 결단이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냈다며 화성 사건 국과수 감정을 놓고 펼쳐진 경찰과 검찰의 대립을 보고 조서 공개를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영/윤 씨 변호인 : 이 원칙 때문에 이춘재 자백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것 같고. (윗선에서) 정무적인 판단을 하다 보니까 국과수 감정서 대립도 그래서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박 변호사는 재심을 준비하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화성 사건 관련 추가 사실을 더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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