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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 4주째…출구 안보여

프랑스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 4주째…출구 안보여
프랑스의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이 26일(현지시간)로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해법은 요원한 상태다.

총파업의 주축인 프랑스 국철(SNCF) 노조의 이번 파업 일수는 기존의 역대 최장기록을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제2의 노동단체 노동총동맹(CGT)은 내달 9일 노동자의 힘(FO), FSU, 솔리데르 등 다른 노조들과 함께 제4차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대회를 전국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CGT와 FO는 지난달 5일, 10일, 17일 전국에서 대규모 연금개편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노조를 상대로 다시 한번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4차 총파업 대회에 이틀 앞서 내달 7일 주요 노조와 사용자 단체 대표를 상대로 연금개편안을 놓고 협상에 나선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 정부와 노동계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총파업 사태의 출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로랑 피트라스죄스키 연금개편위원장은 특수연금체제의 폐지와 단일연금 체제 도입에 대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직종·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동에 적합하게 연금제도를 다시 설계하고, 단일연금 체제 도입으로 노동 유연성을 높이면서 국가재정의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지만, 노동계는 "더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은 덜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GT 등 강성으로 평가되는 노조들은 정부가 연금개편안 전체를 폐기하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개편안 중에서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연금을 수령하려면 현 법정 은퇴연령인 62세를 넘겨 최소 64세까지 일해야 한다는 방안에는 온건 성향으로 평가되는 제1노조 민주노동연맹(CFDT)도 반대의사를 밝히는 등 노동계의 거부감이 강하다.

지난 5일 철도노조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를 주축으로 시작된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은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전국의 주요 철도 노선과 수도 파리, 수도권 일드프랑스 지역의 대중교통은 여전히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파업은 1995년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이후 프랑스에서 25년 만의 최대 파업이다.

1995년 프랑스 노동계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알랭 쥐페 총리의 연금개편안에 반대해 벌인 총파업은 그해 11월 24일부터 12월 15일까지 22일간 이어졌는데, 이번 총파업의 파업 일수 역시 26일로 정확히 22일째를 맞았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번 파업은 국철(SNCF) 노조의 역대 최장 파업기록인 1986년 12월~1987년 1월의 임금인상 요구 총파업(28일)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노동계도 기존의 주장과 입장을 계속 반복할 뿐 연금개편 방향을 둘러싼 접점이 좀처럼 찾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수도 파리와 주요 관광지의 연말 성수기 관광 경기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수도권 일드프랑스 호텔·요식업 연합회에 따르면 12월 중순 현재 매출이 지역별로 예년보다 25~60% 감소했다.

집권당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원내 대변인인 실뱅 마이야르 의원은 파리 중심가의 1구, 2구, 8구, 9구의 호텔의예년 크리스마스 시즌 객실 예약률이 100%에 달하지만, 현재는 5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고 르 몽드가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파업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점주들과 관광업주들에게 각종 세금과 부과금의 납부 기한을 연기해주는 방안 등 지원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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