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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칫밥 먹는 '하늘의 제왕'…멸종위기 독수리 어쩌다가

<앵커>

경북 고령군의 낙동강변에 올해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독수리들이 날아왔습니다. 겨울 진객의 모습이 반갑긴 한데, 올해는 개체수도 준 데다 눈칫밥을 먹는 신세라고 합니다.

TBC 한현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겨울 창공을 가르며 유유히 활공합니다.

3미터가 넘는 긴 날개를 편 모습이 하늘의 제왕답습니다.

들녘에 내려앉아 먹이활동에 나선 독수리들, 이 귀한 겨울 진객을 상대로 동네 텃새들의 호된 신고식이 이어집니다.

까마귀들이 독수리를 마구 쪼아대고 등에 올라타기도 하며 쫓아냅니다.

꽁무니를 계속 쪼는 통에 독수리는 큰 날개로 엉덩이를 감추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동네 개들이 들판을 휘젓자 황급히 날갯짓을 하며 일제히 달아납니다.

푸대접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먹이주기 활동이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포획한 멧돼지 사체를 먹이로 제공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됐습니다.

[박주덕/환경지킴이 : 올해는 38마리 정도 왔는데 독수리가 까치나 까마귀 없으면 재미가 없지 싶어. 둘이 올라타고 쪼고 그러는데 보니까 신기하더라고요. 개체 수가 자꾸 늘어났으면 좋겠는데 조류인플루엔자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제일 큰 문제예요.]

독수리는 최고 포식자지만 사냥을 못하고 야생동물의 사체를 먹기 때문에 국내에서 독립적인 먹이활동은 한계가 있습니다.

겨울 진객인 독수리가 올해는 유난히 배고픈 겨울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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