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칠레서 교량공사 중단…"정부가 약속 미이행"

칠레에서 교량 공사를 진행하던 현대건설이 칠레 정부의 약속 미이행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고 칠레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칠레 공공사업부의 약속 위반과 대화 과정에서의 불성실, 이로 인한 부당한 손해와 법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차카오 교량 컨소시엄은 지난 2014년 칠레 공공사업부가 발주한 6억4천800만 달러짜리 교량 건설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차카오 대교는 칠레 본토와 칠로에섬을 연결하는 총 길이 2.75㎞의 연륙교로, 현대건설의 당시 첫 칠레 공사 수주였습니다.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 등이 인용한 현대건설의 성명에 따르면 공사 과정에서 공공사업부는 사업 내용의 변경을 요구했고, 현대건설이 이에 따라 추가되는 비용을 제시한 후에도 칠레 정부는 그대로 변경을 진행하라고 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이후 칠레 정부가 "사업 계획 변경을 계약상으로 공식화하고 정부가 지시한 변경에 따른 비용을 보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건설은 그러면서 "3년간의 대화와 기다림, 거듭된 약속 미이행 끝에 현대건설은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공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70개국 이상에서 88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회사의 경험과 수준을 증명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칠레 언론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중단 발표 이후 공공사업부는 현대건설 측이 건설 비용 50%가량의 인상을 요구했으며 이전 정부와 현 정부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그나시오 브리오네스 칠레 재무장관은 현지 매체를 상대로 대규모 공사에서 이 같은 불화는 흔한 것이라며 이견이 있을 땐 법원에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