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참사' 벌써 잊었나…철망에 막힌 생명의 문

<앵커>

2년 전 이맘때쯤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졌습니다.

참사 이후 많은 사람이 찾는 시설은 안전 점검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는데 그만큼 달라졌을지 임태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목욕탕에 하나밖에 없는 비상구로 나갔더니 이어진 통로 끝을 떡하니 철망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울시 119 기동단속팀 : 뒤쪽에 보면 자물쇠가 잠겨 있어요.]

또 다른 목욕탕, 여탕 탈의실에서 비상구로 이어지는 통로에 덧문이 설치돼 있고 비상구는 덧문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습니다.

모두 위법입니다.

서울시가 찜질방과 목욕탕 46곳을 불시에 단속했더니 절반에 가까운 22곳이 소방시설법 위반으로 적발됐습니다.

피난 설비 미흡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상구와 소화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소방점검을 받은 곳은 안심할 수 있을까.

최근 점검을 받은 경기도의 한 사우나를 가 봤습니다.

[사우나 사장 : 소방서에서 점검을 하고 갔었어요. 유도등 이런 거 본 지 얼마 안 됐어요.]

하지만 방화문 입구에는 세제와 생수통 같은 잡동사니가 잔뜩 쌓여 있고,

[사우나 사장 : 오늘 이게 물건이 와서 지금도 이렇게 물건이 오잖아요? 이게 들어가야 되는데 아직 못 넣고 있어요.]

지상으로 빠져나가는 유일한 비상구는 잠겨 있었습니다.

[건물 관리소장 : 애들이 여기서 담배를 피워요. 왜 안 열리지….]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커질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 없는 만큼 강력한 행정조치 등 사전 예방대책이 더 강화돼야 합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형진, 자료화면 : 서울시 119 기동단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