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격 상정한 선거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반대 토론을 신청하며 시작한 필리버스터에는 오전 10시 현재까지 한국당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등 여야 3명의 의원이 번갈아 가며 12시간 넘게 발언 중입니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로, 여당이자 원내1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여야가 '맞불 토론'에 나선 것은 2012년 국회법 개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입니다.
판사 출신인 주 의원은 한국당을 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한 것을 맹비난했습니다.
주 의원은 "정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의원은 4대강 보와 관련, "멀쩡한 보를 부순다고 한 할머니가 시쳇말로 '지랄발광을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자 "그렇게 비아냥거리고 웃고 하세요. 정권 끝나고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볼게요"라고 받아쳤습니다.
그는 정치개혁의 필요성, 해외 선거제 사례 등을 들며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제 개혁으로는 양질의 대표 활동을 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욕심을 채울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님들, 다시 논의해서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4+1 협의체를 향한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교섭단체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일 뿐 권력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의 권력은 과반수가 유일하며, 4+1은 과반수 연합"이라고 엄호했습니다.
김 의원에 이어 오늘 오전 6시 23분쯤 마이크를 잡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오전 10시 현재 3시간 30분 넘게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권 의원은 한국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 의장이 선거법 상정을 강행한 것을 겨냥, "중립적이지도, 공평부당하지도 않고 청와대와 민주당만 의식한다"며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의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필리버스터는 (안건에) 반대하는 사람이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이다. 어떻게 찬성하는 사람에게 필리버스터 기회를 줄 수 있나"라며 민주당의 토론 참여를 문제삼았습니다.
권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21대 총선이 치러지면, 민주당이 제2당으로 전락하고 의석수도 100석 내외에 머물 것이라고 예언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수처를 설립하면 '민변 검찰'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권 의원이 발언을 마치면 민주당 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한국당 전희경 의원 등의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