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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막는 장치' 끄고 달리는 버스…기사들의 속사정

<앵커>

지난해부터 생산된 11m 이상 모든 대형 버스에는 자동 비상제동장치라는 게 달려있습니다. 승객 안전을 위해 달도록 한 건데, 정작 기사들은 이 장치가 불안하다며 일부러 끄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한소희 기자가 기사들을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기자>

갑자기 비집고 들어온 관광버스, 브레이크등이 켜지더니 순식간에 멈춥니다.

뒤따르던 광역 버스가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기사와 승객 16명이 다쳤습니다.

[A 씨/사고 관광버스 운전기사 : 울컥울컥 하더니 서더라고요. 이렇게 별안간에 멈춰버리면….]

갑자기 멈춰 선 관광버스, 경찰은 이 버스에 달린 자동 비상제동장치가 작동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관광버스가 급히 끼어들어 앞차와 간격이 좁아지면서 장치가 장애물로 인식해 급정거했고 뒤따르던 광역버스가 미처 대응 못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자동 비상제동장치는 전방에 위험물이 있을 때 차량 스스로 멈추거나 감속하게 만든 장치입니다.

버튼을 누르고 운전하면 위험한 순간에 작동하는데, 언제 어떤 상황에서 급정거할지 몰라 불안감을 호소하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B 씨/통근버스 운전기사 : 아무 장애물이 없는데 갑자기 긴급 제동이 걸려 버린 거예요. 벨트를 안 매고 있던 직원이 의자에서 밀려서 앞에 있는 냉장고에 무릎을….]

이렇다 보니 아예 장치를 끄고 다니기도 합니다.

[C 씨/전세버스 운전기사 : 언제든지 뒤차가 와서 나를 가격할 수 있어서 항상 공포감을 느껴요. (주위 분들도) 지금 이걸 이렇게 다 끄고 다니는 상태입니다.]

잇단 졸음운전 사고에 2018년 생산 버스부터 이 장치를 의무화했는데 그렇다 보니 도로엔 장치를 단 버스와 달지 않은 버스가 뒤섞여 다니는 상황입니다.

장치에 대한 운전자 교육을 강화하고 일반 운전자들도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앞차와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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