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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하고, 동그랗게…" 유골 2구 두개골에 '의문의 구멍'

감식까지 6개월

<앵커>

어제(20일) 옛날 광주교도소 자리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40명 넘는 사람들의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5·18 때 이 자리에 계엄군이 주둔하면서 몰래 희생자들을 묻었다는 증언이 당시 부대원, 또 교도소 재소자들한테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이 제보들을 바탕으로 해서 안 그래도 2년 전에 한 30곳 정도를 파봤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때와 다른 장소에서 유골들이 나왔고 일부는 머리뼈에 구멍이 난 상태라서 더 궁금증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연남 기자가 더 전해드립니다.

<기자>

과학수사대가 옛 광주교도소 건물에서 유골이 담긴 상자들을 조심스럽게 차에 옮겨 싣습니다.

[최종 41개인가 세어보세요. 천천히 세! 천천히!]

옛 광주교도소의 무연고자 합장묘에서는 80여 구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처음 알려진 것과 달리, 기록이 있는 41여 구는 콘크리트관에 담겨 있었고 그 위에 신원을 알 수 없는 40여 구의 유골들이 흩뿌려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어젯밤 1차 육안 감식이 이뤄졌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구멍이 난 두개골 2구가 확인됐습니다.

혹시 총상이나 흉기에 의한 흔적인지 감식에 입회한 5월 단체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5월 단체 관계자 : 곤봉으로 맞아 가지고 찢어진 게 아닌가… 10-2가 (구멍이) 조금 길쭉하고 10-9가 (구멍이) 동그랗게 있는 것 같고.]

경찰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오래된 유골이라 외상이 아닌 자연 부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또 40구가 암매장되기에는 봉분이 너무 작다는 점, 옆에 있던 다른 봉분에서도 기록이 남은 유골이 흩뿌려진 채 발굴된 점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1.5m 봉분 안에 만약에 시신을 담았으면 40여 기가 못 들어갔을 거란 말씀이시죠?) 40여 기가 아니라 2기도 못 들어가죠.]

5·18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귀복/5·18 민주화 운동 유가족 : 우리 아들 뼈가 나오면 난 춤을 추죠. 춤을 춰. 진짜로. 내 원한을 푸니까. 내가 나 죽을 때까지 내 자식의 뼈를 찾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데…]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80여 구의 유골에 대한 유전자 정보 비교 작업을 국과수에 의뢰했고, 최소 반년 뒤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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