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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걸음걸음 바둑계 들었다 놓고 떠난 풍운아

이세돌, 걸음걸음 바둑계 들었다 놓고 떠난 풍운아

이강 기자

작성 2019.12.21 17:39 수정 2019.12.21 17: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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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걸음걸음 바둑계 들었다 놓고 떠난 풍운아
6살 때 신안에서 처음 바둑돌을 잡은 소년이 30년 뒤 신안에서 마지막 승부의 바둑돌을 내려놓았습니다.

이세돌 9단은 오늘 전남 신안 증도의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최종 3국에서 흑 불계패를 하고 바둑계에서 완전히 은퇴했습니다.

이세돌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이세돌 은퇴 대국을 현장 지휘한 김효정 K바둑 이사(프로 3단)는 "이세돌은 너무 천재여서 프로기사들도 스타처럼 바라보던 기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세돌은 1983년 3월 2일 전남 신안 비금도에서 태어나 아버지 고 이수오 씨에게 바둑을 배웠습니다.

함께 바둑을 배운 형과 누나 사이에서도 특출난 기재를 보인 이세돌은 8살 때 서울로 올라가 권갑용 문하로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바둑 공부에 들어갔습니다.
이세돌-AI한돌과 맞바둑 대결 (사진=연합뉴스)
12살이던 1995년 입단에 성공한 이세돌은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2000년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이세돌 시대'의 막을 올렸습니다.

2000년에는 32연승을 달리며 '불패소년' 별명을 얻었고, 2002년 후지쓰배 결승에서 유창혁 9단을 꺾고 첫 세계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3단으로서 우승을 차지한 이세돌은 이창호의 최저단(5단) 세계대회 우승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뒤 이세돌은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18차례나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며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 이후 '세계 최강' 계보를 이어받았습니다.

국내대회에서도 32차례 우승하며 총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타이틀 획득 수 통산 3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성기 시절에 이세돌은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어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로 패했으나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로 남아 있습니다.
이세돌VS한돌 2국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기풍처럼 이세돌은 바둑판 밖에서도 풍운아의 길을 걸었습니다.

특히 1998년 작고한 아버지가 남긴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라"라는 가르침은 이세돌이 역경을 극복하고 개성을 지키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는 1999년 '대국료도 없이 별도로 연간 10판씩 소화해야 하는 승단대회는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승단대회 보이콧을 벌였습니다.

2009년에는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고 중국리그에 참여하려고 했다가 기사회와 마찰을 빚어 '휴직계'를 내고 잠적했습니다.

이세돌의 초강수는 보수적인 한국기원의 변화를 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그가 2016년 5월 "프로기사 상금 일부를 일률적으로 공제하는 프로기사회의 불합리한 제도에 동조할 수 없다"며 기사회에서 탈퇴했을 때는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국기원은 올해 7월 '기사회 소속 기사만이 한국기원 주최·주관·협력·후원 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정관을 신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때부터 이세돌은 대회 참가 기회를 잃었고,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세돌 한돌 바둑 썸네일 기본배경
하지만 이세돌이 쓸쓸하게 퇴장할 리는 없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하면서도 고별전 상대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한돌을 지목했습니다.

또 한돌과 자신의 실력 차를 알아보려고 평범한 대국이 아닌 '치수 고치기' 대국을 선택하는 특별함을 보여줬습니다.
이세돌 손 (사진=연합뉴스)
이미 한돌의 실력 우위가 인정된 상황이었지만, 이세돌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인공지능을 상대로 1승을 챙겼습니다.

'후배' 조인선 4단은 "제가 프로가 되기 전부터 이세돌 선배를 보며 감명을 많이 받았다. 바둑판 안에서는 누구보다 화려했고, 밖에서의 행보도 화제였다"며 "지금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은퇴하시니 아쉽지만,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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