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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이스, 미리 대처 가능?…베테랑도 "힘들어요"

<앵커>

보신 것처럼 도로가 얼어붙어 사고가 나면 운전자 책임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실제 운전 상황에서 블랙아이스를 미리 파악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럴 때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정훈 기자가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자>

블랙아이스를 운전자가 미리 파악하고 피할 수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등의 통제 아래 블랙아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위험하지 않도록 바퀴가 지나가지 않는 차선 중앙 쪽만 얼렸습니다.

시속 30km 정도로 저속 운행했는데 실험에 참가한 운전자 3명 모두 블랙아이스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진호균/블랙아이스 실험 참가자1 : (여기서는 딱히 (블랙아이스를) 보신 건 없으세요?) 네, 사실 없어요. (안 보이셨어요?) 네, 안 보였어요.]

[김민중/블랙아이스 실험 참가자2 : (블랙아이스는) 하나도 못 느꼈어요. 날씨도 어두워서.]

차에서 내려야 볼 수 있습니다.

[김민중/블랙아이스 실험 참가자2 : (이걸 보실 수 있나요, 운행 중에?) 아니, 하나도 안 보이는데요?]

고속으로 달리거나 밤에 운전하면 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이성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급격히 온도가 하강하면서 (생긴) 얇은 살얼음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운전자들이 운전하면서 발견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실험 뒤 얼음은 모두 제거했습니다.

보신 것처럼 블랙아이스를 미리 보고 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블랙아이스에서 미끄러질 때 잘 대처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저희가 블랙아이스 사고 상황을 재연한 실험 영상입니다.

먼저 미끄러질 때 핸들 조작을 잘하면 제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리저리 돌리지 말고 차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이렇게 가만히 잡고 있으라는 건데요,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실제로 이렇게 제동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미끄러질 때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 반복하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펌핑 브레이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후미등이 깜박깜박하는 것을 볼 수 있죠, 이것도 제동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효과는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미끄러짐 사고에 일반 운전자가 핸들 조작과 브레이크 작동을 적절히 할 수 있을까요? 베테랑 운전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황정구/운전 경력 36년 : 그 짧은 시간에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분이나 될까요?]

[김진현/운전 경력 30년 : 차가 돌면 놀라거든. 놀라면 본능이에요, 그다음엔.]

[김운호/운전 경력 30년 : (나도) 못해요. 그냥 갖다 박는 거예요.]

스노우타이어는 저속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미끄러지면 큰 차이 없습니다.

[김도경/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그 상황에 닥쳤구나 하고 사전에 아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우리가 미리 (블랙아이스를) 예측해서 차단시켜나가는 관리가 훨씬 중요한 게 아닐까….]

일부 지자체가 상습 결빙 구간에 열선이나 염수 분사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다리나 터널 출입구 등 블랙아이스 우려 지역을 미리 알려주고, 운전자들도 이 구간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가급적 차선 변경을 하지 않는 게 현재로서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김용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류상수·이준호·이경문·강유라·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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