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쇠꼬챙이로 개 도살' 사육업자, 파기환송심서 유죄 판단

한순간에 무의식에 빠뜨릴 정도가 아니라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개를 '전기 도살'했다면 동물보호법이 금지한 '잔인한 도살 방법'이므로 유죄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오늘(1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개 사육업자 67살 이 모 씨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인 무죄를 파기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고 이를 유예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의 개 사육농장 도축 시설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 주둥이에 대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도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2심은 전기 도살이 목을 매달아 죽일 때 겪는 정도의 고통에 가깝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이 개에 대한 사회 통념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오늘 "피고인의 행위는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에 따라 동물을 죽인 것"이라며 이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동물을 도축할 경우 동물을 즉각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이르게 하는 조치, 즉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거나 그 고통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이 같은 인도적 도살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도살 방법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동물의 특성과 도살 방법에 따른 고통의 정도와 지속 시간, 시대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