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예비내각 외무장관인 에밀리 손베리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기 위한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손베리 의원은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동당 의원 중 처음으로 당대표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손베리 의원은 노동당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제안을 수용한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제러미 코빈 대표 측에 서한을 보내 총선 개최가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치적 어리석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총선 대신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놓고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함으로써 브렉시트가 총선 이슈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손베리 의원은 "우리는 명확한 입장 없이 (브렉시트라는) 단일 이슈의 총선으로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손베리 의원은 자신이 예비내각 외무장관으로, 테리사 메이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맡았던 보리스 존슨 총리와 매주 격돌해 그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노동당 일각에서 새 대표는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 기반이었지만 이번에 보수당에 투표한 북 잉글랜드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손베리 의원은 그러나 새 노동당 대표는 어디 출신인지, 브렉시트와 관련해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보다 정치적 지혜와 전략적 비전을 기반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 BBC 방송은 총선 패배 이후 코빈 노동당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손베리 의원이 처음으로 대표직 도전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인 키어 스타머 의원은 이날 BBC에 자신이 당대표 경선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머 의원은 총선 패배 이후 노동당의 앞날이 매우 험난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이 총선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면서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보수당의 '브렉시트 완수' 슬로건을 가로막는 데도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스타머 의원 역시 코빈 대표와 같은 런던 출신이 당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 "노동당 대표는 영국 전역의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코빈 대표에게 패한 이베트 쿠퍼 의원 역시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결정하겠다"며 당권 경쟁 의사를 배제하지 않았다.
코빈 대표 파벌의 지지를 받으면서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 중 한 명인 레베카 롱-베일리 예비내각 기업부 장관은 아직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노동당 대표 경선은 내년 1월 7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