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인제의 한 갈림길에서 승용차 한 대가 도로 옆 낭떠러지로 떨어져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위험 구간이라 추락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이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이유가 뭔지, G1 원석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가드레일 20여m가 벼랑 밑으로 맥없이 뜯겨나갔습니다.
휑하게 뚫린 사고 현장에는 안전고깔 댓개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그제(16일) 오전 인제군 인제읍 하추리의 한 도로에서 쏘나타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뚫고 15m 하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운전자 65살 김 모 씨가 숨졌습니다.
사고 지역은 차량 이탈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하는 위험 구간에 속해 고강도인 4등급의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훼손된 가드레일은 안전등급조차 없었습니다.
안전 기준은 2012년에 마련됐고 '무등급' 가드레일은 2006년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강화된 지 8년이 지나도록 교체 작업이나 보강은 없었습니다.
[정정애/주민 : 늘 여기가 불안한 거지. 좀 더 높여서 안전하게, 위험하지 않게, 이번 계기로 높여줬으면 좋겠어요.]
지난 7월,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척 승합차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도 기준 미만이었습니다.
내리막 급커브 구간이라서 4등급 이상을 설치해야 하는데 2등급이었습니다.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의 정도가 절반도 안 됩니다.
[정준교/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 : 방호 울타리 안전등급 4등급은 14톤 중량의 트럭을 시속 65km로 주행하여 15도 각도로 충돌했을 때 버틸 수 있는 등급입니다. 가드레일은 도로 상황에 맞는 제품을 설치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통량이 많은 곳부터 가드레일을 바꾸다 보니 다니는 차는 적어도 운전은 더 험한 산길은 마냥 후순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원종찬 G1, CG : 박주미 G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