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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초등생 손뼈 '은닉'…30년 기다린 父 "인간도 아냐"

<앵커>

연쇄살인 피의자 이춘재가 본인이 해쳤다고 자백한 화성 김 모 양 실종 사건, 경찰이 30년 전 수사 과정을 들여다봤더니 당시 수사팀이 시신 일부를 찾아놓고도 사실을 숨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행여나 딸이 찾아올까 30년째 이사도 가지 못했던 부모에겐 경악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단서는 30년 전 경찰 수사 상황을 기억해낸 한 주민의 최근 진술이었습니다.

1989년 초겨울 수사팀 형사계장 A 씨와 야산을 수색하다 줄넘기에 묶인 양손 뼈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양 살해 사실을 자백한 이춘재가 범행 당시 김 양의 두 손을 줄넘기로 묶었다고 진술한 것과 일치합니다.

형사계장 A 씨가 시신을 발견한 뒤 부하 직원에게 무전을 보내 "삽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까지 나왔습니다.

사건을 재수사한 현 수사팀은 당시 경찰이 김 양의 손뼈를 발견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고 은닉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혹시나 딸이 돌아올까, 이사 한 번 가지 않은 채 지난 30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던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김 양 아버지 : 인간도 아니죠. 자기들도 딸을, 자식을 안 키우는가? 자기 죄가 아니잖아요. 자기가 죽인 거 아닌데 왜 감추고, 30년 동안 피 말리게… 차라리 그 당시에 죽은 것을 알려줬으면은 가슴에 묻고 살았을 텐데….]

경찰은 당시 형사계장 A 씨와 형사 B 씨를 사체은닉,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모두 지나 강제 수사할 수는 없어 정확한 진실을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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