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상주-영천 고속도로는 그늘진 곳과 곡선 구간이 많아서 2년 전 개통 직후부터 결빙 위험이 높다고 꼽혀 왔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이런 결빙 취약 구간을 특별 관리했다고 했는데, 저희 취재진이 가보니 안내도 예방도 부실했습니다.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토부가 관리하고 있는 결빙 취약 구간은 전구에 193곳 입니다.
이번 사고가 났던 상주-영천 고속도로도 결빙 취약 구간 중에 한 곳인데, 이곳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
한 민자고속도로 입구로 진입하자 '결빙 위험' 표지판이 보입니다.
상습 결빙 도로라는 얘기인데 2km 가까이 주행하는 동안 양방향에 표지판 하나씩이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고가도로로 가 봤습니다. 조금만 추워도 살얼음이 끼는 결빙 취약 구간이지만 진입 초입 부에 안내판 하나가 있을 뿐 어디에도 자동염수분사장치 같은 결빙 예방 장비는 없습니다.
위험 구간임을 미리 알고 서행 운전을 하는 게 최선이지만 초행길 운전자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화물차 기사 : '눈이 온다, 비가 온다'고 하면 겨울 날씨니까 비가 와도 얼잖아요. 미리 (제설제를) 뿌려주면 되잖아요. 근데 그걸 안 한다니까요. 겁나죠. 비 오거나 하면 감이 와요. '아 사고 났겠다' 하면 100% 사고 나요.]
시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는 결빙 취약 구간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관리 매뉴얼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건 오롯이 운전자의 몫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한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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