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에도 80%가 경징계…5년 치 선박 사고 분석해보니

배여운 기자 woons@sbs.co.kr

작성 2019.12.15 20:58 수정 2019.12.16 08:48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제주도 바다에서 어선 대성호가 침몰한 지 한 달째, 아직 선원 중에 9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도 확인이 안 됐습니다. 통계와 자료를 꿰뚫어서 의미를 찾는 저희 데이터 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선박 사고를 분석한 해양심판원 자료 5년 치를 찾아봤더니 안전사고가 나도 큰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배여운 기자입니다.

<기자>

선박 사고가 나면 해양안전심판원에서 사고 경위와 원인을 따져 처벌하게 됩니다.

이 내용이 담긴 일종의 판결문을 재결서라고 부르는데,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 폭발 사고의 재결서 101건을 전부 분석했습니다.

먼저 사고 원인입니다. 안전 관리 소홀, 정비 소홀로 확인된 사건이 10건 중 9건꼴이었습니다.

선박 화재 대부분은 부주의 때문에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반복해서 사고 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법으로 정한 최고 징계는 운항 면허 취소인데 최근 5년간 단 1건도 없었습니다.

지난 2014년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성일호 사고의 징계도 4개월 업무 정지뿐이었고, 80% 이상에 대한 처분은 집행유예나 견책 등 경징계였습니다.

왜 이렇게 징계 수위가 낮았을까요? 해양안전심판원 입장은 심판의 목적이 징계보다는 재발 방지라서 징계 수위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이렇게 심판관의 3분의 2가 전직 선원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질문에 규정에 따라 선임했을 뿐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사고 어선의 74%에서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 즉 FRP를 사용했다는 점도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허술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성호 화재 같은 선박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비극 재발을 막으려면 지금까지 정책을 바꿔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CG : 홍성용)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