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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방화복의 변신…암 투병 소방관들 살린다

폐방화복 '업사이클링'…수익금은 소방관 투병 기금 전달

<앵커>

화재 현장에서 닳고 닳아 버려진 방화복으로 물건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수익금은 투병 중인 소방관들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소환욱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수입차 매장 한 편에 가방과 잡화가 전시돼 있습니다.

폐방화복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은 이른바 '업사이클링' 제품입니다.

재질이 재질인지라 내구력이 좋고 방수도 됩니다.

제품을 판 수익금 일부는 투병 중인 소방관을 돕는 데 쓰입니다.

[이승우/방화복 업사이클링 업체 대표 : 유의미한 프로젝트를 찾자 하다가 그럼 우리 삶 속에 있는 영웅인 소방관분들을 조금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을 시작해보자.]

지난 2016년 대학생이던 이들을 뭉치게 한 것은 한 소방관의 사연이었습니다.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 헌신하다 암으로 숨졌지만, 국가는 끝내 공무상 상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승우/방화복 업사이클링 업체 대표 : 화재 현장에 어떠한 발암 물질이 있는지 전부 다 측정하고 들어가는 게 아니잖아요. 암이랑 공무원이랑 연관이 없어라고 해서 거의 다 대부분이 반려가 나는 실정이었거든요.]

3년마다 교체돼 버려지는 방화복을 재활용해 소방관에게 혜택을 돌려준다는 아이디어였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승우/방화복 업사이클링 업체 대표 :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방화복을 준다는 것 자체가 되게 어, 이걸 줘도 돼? 말아야 돼? 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해서.]

다행히 서울과 인천의 몇몇 소방서에서 폐방화복을 받을 수 있었고, 수많은 현장을 누볐던 방화복은 튼튼하고 세련된 가방으로, 소품으로 다시 사람들의 일상에 소개됐습니다.

지난 1년 3개월 동안 가방 수익금은 암 투병 소방관 4명에게 전달됐습니다.

현장 소방관의 목숨을 지켜주던 방화복은 폐기된 뒤에도 새로 태어나 정부 지원 밖에서 고통받는 투병 소방관들에게 소중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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