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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잡아도 처벌 어렵다? 변호사가 본 '음원 사재기'

박경이 던진 작은 공, '음원 사재기' 판도라 열게 될까

<앵커>

최근 가수 박경 씨가 몇몇 가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박 씨를 고소했고 박 씨도 맞고소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브스뉴스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좀 하고싶다^^;;]

[박 경이 던진 작은 돌?]

가수 박 경이 SNS에 남긴 글.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좀 하고싶다^^;;]

한 가수가 실명까지 언급하며 특정 가수를 저격한 음원 사재기 의혹.

이 저격은 가요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다른 가수들까지 나서서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서 언급하고 심지어 한 가수는 음원 사재기를 저격한 노래까지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음원 사재기 : 브로커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지불한 뒤 특정 음원의 순위 등을 조작하는 행위]

사실 오래전부터 가요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음원 사재기 문제.

2012년 SBS 한밤의 TV 연예를 통해 의혹이 공론화됐는데,

[기획사 관계자 : 40%~50% 정도는 (음원 사재기)하고]

관련 업계 제보와,

[음원차트 순위조작 브로커 : 위험부담은 없고 사업체는 중국에 있어요.]

자칭 브로커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됐습니다.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는데 말 그대로 '의혹'만 있을 뿐 실체를 잡은 적은 없습니다.

[강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율원) : 변호사들이 검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서 검색도 해보고 했는데요. 아직 처벌 사례는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요.]

2013년 대형 연예 기획사들이 직접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있는 업체들을 검찰에 고소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있었던 가수들을 조사했지만, '사재기 여부 판단이 어렵다'며 결론으로 끝났죠.

법조계에 따르면 음원 사재기의 경우 혐의 입증이나 처벌이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음원 사재기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불법 도용해 특정 음원을 반복해서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하는 것인데 업무방해죄 등의 죄로 묻기 어렵기 때문이죠.

[남기웅 변호사(법무법인 조이앤파트너스) : 음원 사이트를 통해서 회원가입도 했고 그 회원이 음원을 듣기 위해 구매도 했다면 음원 사이트에 대한 어떤 업무를 방해한 위력이나 위계가 없는 거잖아요? 위법하다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긴 좀 어렵지 않을까…]

현재 음원 사재기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은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26조가 유력합니다.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3년 전 음원 사재기를 근절하기 위해 개정된 조항이죠.

이 조항에 따라 처벌하려면 금전 등 대가성 입증이 중요한데,

[강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율원) : 음원 사재기를 적발하거나 (대가성을) 입증해내는 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조항 자체가 실효성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져야만 그 혐의점이 밝혀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밝히려면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어쩌면 박 경의 SNS 글이 적극적인 수사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언급된 가수 중 일부가 박 경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박경 측 또한 맞대응하겠다 예고하면서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죠.

[강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율원) :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게 되면 경찰에서는 그게 허위사실인지 아니면 진짜 사실인지 그런 부분도 조사하게끔 그렇게 돼 있거든요. 명예훼손 조사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음원 사재기) 조사가 이뤄질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설마 박 경의 큰 그림?

박 경의 글로 다시 한번 수면 위에 떠 오른 음원 사재기 의혹.

현재 그룹 바이브 측은 결백을 증명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정부 기관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의혹을 받고 있어 억울하다는 가수들과 더이상 음원차트를 믿지 못하는 대중 모두를 위해서라도
음원 사재기의 의혹이 속 시원히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책임프로듀서 : 하현종, 프로듀서 : 정연·조기호, 구성 : 권재경, 편집 : 정혜수, 내레이션 : 박은영, 도움 :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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