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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말양소체 이용하는 뇌의 '폐기물 배출' 경로 발견"

인간 뇌에서 '녹말양소체(corpora amylacea)'가 처음 발견된 건 18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녹말양소체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신경질환 환자나 고령자의 뇌에서 많이 관찰됩니다.

녹말양소체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때 법의학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범인의 뇌를 해부해 보니,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행동과 성격을 좌우하는 전두엽 등에서 녹말양소체가 몰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녹말양소체를 '보관 용기'로 이용해 뇌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경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관련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렸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그제(5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를 보면, 녹말양소체는 신경계·림프계·면역계 등이 모두 관련된 경로로 뇌의 폐기물이 배출되는 데 결정적 작용을 했습니다.

세포의 물질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시스템(ubiquitin proteasome system)' 또는 자가포식(autophagy) 메커니즘을 통해 처리되거나, 세포 밖으로 배출돼 혈액의 순환 흐름(circulatory flow)에 맡겨진다는 게 의학계의 전통적 이론입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선 뇌의 폐기물 중 일부가 녹말양소체 형태로 배출된다는 게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뇌의 폐기물을 모아 녹말양소체 형태로 보관하는 건 성상교세포였습니다.

이 대학 신경학 연구소의 카르메 펠레그리 교수는 "녹말양소체는 뇌의 폐기물 보관 용기와 같다"라면서 "이렇게 녹말양소체 형태로 보관되던 폐기물은 세포 밖의 뇌척수액으로 배출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뇌척수액이 뇌막 림프계로 흘러가면, 녹말양소체는 경부 림프절에서 면역체계의 대식세포 작용으로 제거된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내용입니다.

면역체계와 녹말양소체가 이런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은, 향후 자가면역 질환 등에 관한 연구에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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