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격하다던 관세사 시험, 학원 모의고사 '복붙'

"오타까지 그대로 출제" 지적

정다은 기자 dan@sbs.co.kr

작성 2019.12.06 20:30 수정 2019.12.06 21: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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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관 신고와 통관 절차를 처리하는 전문가, 관세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자격증을 따야 합니다. 여기에 매년 수천 명이 응시하는데 한 대형 학원에서 나눠준 모의고사 문제가 올해 관세사 시험에 그대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정다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관세사 시험은 객관식인 1차 시험과 주관식인 2차 시험으로 매년 1차례 진행됩니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으로 매년 수천 명의 지원자 가운데 상위 90여 명만 합격합니다.

그런데 지난 6월 치러진 관세사 2차 시험 문제가 한 대형 관세사 시험학원에서 나눠준 모의고사 문제와 거의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비교해봤습니다.

'관세평가'라는 과목의 한 문제는 질문뿐 아니라 보기까지 똑같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수출'을 '수입'이라고 잘못 적은 것까지 같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관세평가 전체 6문제 가운데 이렇게 비슷한 문제가 4개나 됩니다.

[임목삼/경인여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유사성이) 90% 이상이라고 저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왜냐하면 질문의 요지 자체가 바뀌지가 않았어요.]

다른 과목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수험생들은 시험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히 반발합니다.

[수험생 : (대부분) 이제 평균 1점·2점이 모자라서 떨어진 경우인데. 불공정하죠, 그 학원 안 다니는 애들은 지문 이런 게 생소할 텐데.]

수험생들은 출제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 경위를 파악해 달라며 해당 학원과 출제위원 등을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했습니다.

[김병철/변호사 : 만약에 출제 위원이 문제를 낸 다음에 학원에다가 제공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이 될 거고요. 학원 모의고사를 출제위원이 그대로 가져다 썼다면 공무집행방해가 될 거고요.]

논란이 커지자 시험을 대행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부정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고 주무 부처인 관세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험생들은 시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집단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