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트럼프 밀당에 주식시장 돈도 들락날락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2.05 09:32 수정 2019.12.05 09: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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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오늘(5일)도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는 계속됩니다. 권 기자, 연말에는 산타랠리라고 해서 보통 증시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우리 증시 많이 떨어지고, 환율은 또 계속 오르고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죠?

<기자>

네. 오늘 오랜만에 주가 환율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코스피, 최근에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면서 2,070이 단기 지지선으로 여겨졌는데요, 어제 일단 깨졌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살짝 반등했던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는데요, 사실 이것보다 더 눈여겨볼 게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입니다.

엄청난 양의 우리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지난달 7일 이후로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팔아서 어제까지 5조 원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굉장한 규모입니다. 국민연금이 그 매도세를 좀 메꾸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환율,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다가 한일 갈등 우려가 가장 고조됐던 8월 초에 급등했다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다시 야금야금 올라서 또 달러당 1,200선 밑까지 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말 이후로 이런 추세가 뚜렷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팔고 나가는 것과도 맞물린 상황입니다. 원을 팔고 있는 겁니다.

<앵커>

언뜻 생각할 때는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이 됩니까?

<기자>

축약해서 말씀드리면 이 현상의 한가운데에는 힘이 센 한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최근에 미국이나 우리나 증시가 오를 때는 미중 무역갈등이 적어도 중기적으론 해소되는 국면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때였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는데 그게 가장 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미중 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할 만한 메시지를 보냈고요.

그때마다 역사상 최고가를 너무 오래 달리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뉴욕증시가 조금씩이라도 계속 오르면서 우리 증시도 어느 정도 지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단지 미중 갈등뿐만 아니라 우리를 포함한 온 세계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최근 강경 발언들 캡처일단 이번 주 지난 일요일부터 상황만 봐도 미중 협상에 대해서는 난 데드라인이 없다, 1년 뒤 미국 대선 이후에 합의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할 때만 협상 가능한 거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우리와 방위비 협상 시작했습니다. 미국 야당 의원들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리고 있는 지금 환율로 6조 원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죠.

북한에는 무력사용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해서 북한으로부터 반발이 섞인 반응이 어젯밤에 나왔고요.

트럼프 행정부의 상무장관은 한국 자동차를 포함하는 수입 자동차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 완전히 내려놓은 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습니다.

이것 말고도 국내 뉴스에는 상대적으로 좀 덜 나오지만 NATO 회원국들에도 방위비 더 내라고 크게 압박하고 있고요.

브라질이랑 아르헨티나의 철강이랑 알루미늄에 기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 이번 주에 일어난 일입니다.

<앵커>

그럼 당분간 좋아지기는 힘들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 걸까요.

<기자>

여러 가지 추론을 해 볼 수 있겠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일단 지금 세계 여러 나라들과 진행하고 있는 협상들 이른바 밀당, 밀고 당기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단기 협상 전략일 수도 있고요.

본인에 대한 탄핵조사가 진행 중인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전방위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가 대선 전까지 이 밀당 상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본인의 성과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 중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다른 것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지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지금 우리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는 불안들이 충분히 해소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이틀은 또 부드러운 멘트를 트위터에 올려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고 해도 워낙 밀당하고 있는 데가 많고요.

특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척이 나온다고 해도 그 후로도 갈길이 멀어서요. 여기에 휘둘리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이럴 땐 아직은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다 들어왔다 요동치기 쉽습니다.

또 우리가 특히 큰 영향을 받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해서 세계 다른 시장들보다 좀 유리하지 않은 변수들도 있으니까요.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 앞으로 당분간 이런 면을 좀 감안하시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