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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어둠, 1급 발암물질 가득…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앵커>

1년 전 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와 비슷한 작업을 하는 하청 노동자들이 최근에 작업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을 직접 촬영해 공개했습니다.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었지만 1년 전과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제대로 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유덕기 기자 보도입니다.

<기자>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이 최근까지 촬영한 작업 현장 영상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등 석탄을 옮기는 장치 부근인데 휴대용 플래시를 켜도 작업자 바로 앞도 겨우 분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고 김용균 씨가 칠흑 같은 작업장 속에서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목숨을 잃었는데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는 겁니다.

컨베이어 벨트가 작동할 때는 석탄 부스러기 제거 작업을 중지하라는 것은 사고조사위 권고 사항입니다.

하지만 위험천만한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대원/영흥화력발전소 노동자 : (모든 설비는) 반드시 정지를 해야 하고… 그런데 그런 요건이 안 되기 때문에, 왜냐. 저희(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는 설비에 대한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주인이 아닙니다.]

작업장 곳곳 석탄 먼지에는 1급 발암물질이 가득하지만, 체내 흡수를 막을 보호조치도 여전히 미흡합니다.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특급 방진 마스크가 제때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노동자들은 증언했습니다.

[남상무/신보령화력발전소 노동자 : 원청이든 하청이든 자기 식구라는 개념으로 하나같이 서로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안전하길 바랐는데) 아직도 현장에는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게…]

사고 재발을 막겠다며 대책들이 떠들썩하게 나왔지만, 차별과 무관심,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제대로 된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가족들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다시 꼭 얼굴 보자고. 다치는 건 좋은데, 많이 다쳐도 좋은데... 죽지만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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