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북, 12월 하순 중대 결정…빨라지는 북한 시계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작성 2019.12.04 10: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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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말로 협상시한을 제시하면서 내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상황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였던 북한 시계가 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2월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소집했기 때문이다.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로 북한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회의이다.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전원회의는 1년에 한 번 이상 소집'하도록 돼 있는데, 2016년 5월 북한 노동당 7차 대회 이후 전원회의는 1년에 한 차례씩 소집됐다. 제7기 제1차 전원회의가 2016년 5월 당대회 직후 열렸고, 제7기 제2차 전원회의는 2017년 10월,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는 2018년 4월,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는 2019년 4월에 열렸다. 따라서, 12월 하순에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열리면 2019년에는 당 전원회의가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북한이 1년에 당 전원회의를 두 차례 여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구태여 12월 하순에 당 전원회의를 열겠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중요하게 결정할 내용이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어떤 결정을 하려는 것일까?

● 북, '당 전원회의'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

북한이 그동안 당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 시기에 당 전원회의를 소집한 의도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당 전원회의는 김정일 시대에는 거의 열리지 않다가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활성화됐는데,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는 '핵-경제 병진노선'이 결정됐고 2018년 4월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는 병진노선의 종료와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이 채택됐다. 부연하자면 북한이 주요 정책노선을 결정하는 장치로 활용해온 것이 당 전원회의인 것이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최근의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할 내용이 북미협상을 가속화하자는 방향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미훈련 중단 같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북한이 먼저 움직일 것은 없다는 입장을 최근 지속적으로 표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도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3일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라며 여지를 주기는 했지만, 12월 하순 당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을 보면 북한 내부적으로는 이미 어느 정도 정책방향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내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에 북한이 당 전원회의 등을 열고 정책노선을 명확히 할 것으로 보았지만, 신년사에 앞서 중요 결정을 내리는 쪽으로 일정을 앞당긴 것 같다.

● 북한 시계 빨리 도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여전히 강조하긴 했지만, 더 이상 북한에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경고를 담은 것일 것이다. 북한이 그렇다고 뒤로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2020년에 다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시작은 12월 하순 당 전원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시계가 예상보다 빨리 돌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