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10만명 참여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집단소송 개시

독일에 이어 영국에서도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게이트'와 관련한 집단소송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BBC에 따르면 런던 고등법원에서 어제 독일 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심리가 열렸습니다.

이번 소송에는 10만여 명의 영국 내 폴크스바겐 소비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2주간 진행될 이번 심리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설치한 소프트웨어가 유럽연합(EU) 규제 하에서 금지된 임의조작장치(defeat device)에 해당하는지, 독일 규제 당국이 해당 소프트웨어가 임의조작장치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 영국 법원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게 됩니다.

앞서 독일 연방법원은 지난 2월 디젤차의 조작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가 임의조작장치인 만큼 '결함'으로 분류한다고 결정했습니다.

7만 명의 폴크스바겐 소비자를 대리하는 '슬래터 앤 고든'의 개러스 포프 단체소송 부문장은 "이번 재판은 폴크스바겐이 금지된 장치를 설치해 차량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내고 이에 대한 폴크스바겐의 설명을 듣기 위한 소비자들의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소송을 제기한 고객들이 손해를 입은 것이 전혀 없으며, 해당 차량들이 금지된 임의조작장치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젤 게이트'는 폴크스바겐이 지난 2015년 9월 1천70만대의 디젤 차량을 상대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사건입니다.

영국에서는 관련 차량이 120만대 가량 팔렸습니다.

폴크스바겐은 당시 환경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주행 시험으로 판단될 때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했습니다.

실제 주행 시에는 연비 절감을 위해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산화질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하도록 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서는 소비자와 환경 당국, 주 정부, 딜러 등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 250억 달러(30조 원)를 지급했습니다. 아울러 50만대의 차량을 다시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 같은 보상합의 대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각국에서 잇따라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본고장인 독일에서도 지난 10월 40만 명 이상의 차량 소유주가 참여한 집단 소송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