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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커지는 日 벚꽃행사…아베 "관계없다" 발뺌

일본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일본 임시 국회 회기 종료를 1주일 남긴 가운데 야당은 국회에서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전략이며 아베 총리는 버티기 전략으로 위기를 넘기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세금을 쓰는 공적 행사에 아베 총리 후원회원이 대거 초청된 것과 다단계 판매 사업을 하다 도산해 많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야마구치 다카요시(山口隆祥) 저팬 라이프 전 회장이 아베 총리 측의 초대로 2015년 이 행사에 참가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있다.

저팬 라이프가 '아베 총리로부터 야마구치 회장에게 벚꽃을 보는 모임 초대장이 왔다'며 초대장이 인쇄된 선전물을 활용해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총리관저 측의 잘못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초청 대상자 명부 등을 모두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파기 시점이 야당 의원이 명부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날이라서 논란을 낳고 있다.

2일 열린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는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야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다.

요시다 다다토모(吉田忠智) 사민당 의원은 '야마구치 회장이 아베 총리 몫으로 초청된 것으로 보인다.

행정 지도를 받은 다음 해에 왜 이런 인물을 초청했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개인 정보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초대됐는지 어떤지를 포함해 종래부터 답을 삼가고 있다"며 "과거에 내가 초대된 여러 명이 모인 모임 등에서 동석했을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지만, 야마구치 씨와 일대일의 형식으로 만난 적은 없으며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내 아내도 야마구치 씨와 면식이 없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명부 파기와 관련해서는 "명부 파기를 하기 위한 대형 파쇄기 예약을 4월 22일에 했다"며 파쇄기 예약이 없는 날과 담당자 근무 시간 등을 조율한 결과 "사용 예정일이 5월 9일이 돼 예정대로 파기한 것이며 야당 의원의 서류 요구 등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종이 명부가 없다면 전자 파일을 복원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내각부의 전자 정보 보관 시스템은 개별 단말기가 아닌 서버에 데이터를 보존하는 방식이라며 "단말기에 데이터가 보존돼 있지 않고 서버의 데이터 파기 후 백업 데이터 보관 기간이 지난 후에는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반응했다.

야당은 각 성청(省廳·부처)에 남아 있는 명부를 활용해 개별 초청 대상자를 누가 추천했는지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으나 아베 총리가 문제의 인물을 초청했는지 확인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각부는 각 성청에 있는 과거 6년 치 명부를 국회에 제출했으나 초청 대상자의 성명을 파악할 수 없게 먹칠이 돼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하면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최근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벌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10월 조사 때보다 6% 포인트 떨어진 42%였다.

또 명부 폐기가 자료 공개 요구와 관계없다는 설명을 수긍할 수 없다는 답변은 72%에 달했다.

일본 임시 국회회기는 이달 9일 종료한다.

아베 총리가 야당 의원의 질의에 공개적으로 답변하는 날은 이번 회기 중에는 2일이 마지막이다.

아베 총리는 공론의 장을 피하면서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겠다는 구상이며 야당은 내년에 국회가 개원하면 이를 계속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내년 초 중의원 해산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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