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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럽, 핵합의 되돌리면 그대로 맞대응"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1일(현지시간) 유럽 측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되돌려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 이란도 비례적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날 '의회의 날'을 맞이해 마련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유럽 국가들(영·프·독)이 핵합의를 번복하려고 분쟁 조정 절차를 사용한다면 이란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의무의 일부를 재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합의상 분쟁 조정 절차를 가동할 권리는 어느 한쪽(유럽)에만 부여된 게 아니라 이란 역시 똑같이 보유한다"라며 "유럽이 핵합의를 되돌리면 그대로 맞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핵합의에서 약속한 IAEA에 대한 이란의 의무란 이란이 추가의정서(Additional Protocol) 수준으로 면밀한 핵사찰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말한다.

이란은 현재 모든 핵프로그램과 관련 시설을 IAEA 사찰단에 공개하고 IAEA는 분기별로 보고서를 낸다.

따라서 이란이 IAEA에 대한 의무를 재고하겠다는 것은 IAEA의 핵사찰을 사실상 거부하고 핵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뜻이다.

핵합의를 보면 한쪽이 핵합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핵합의에 서명한 7개국과 유럽연합(EU)이 모이는 공동위원회(Joint commission)에서 상대국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분쟁 조정 절차가 있다.

여기서 위반했다고 의심받는 쪽이 적절히 해명해 이를 해소하는 등 협의가 이뤄지면 원만히 해결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다수결로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이 표결에서 위반했다고 결정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핵합의 유지 여부를 묻는 안건을 회부한다.

회부 30일 안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5개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위반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지 않는 한 핵합의는 파기된다.

이런 절차를 '스냅백'(snapbac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애초 이런 스냅백 절차는 이란이 핵합의를 지킨다면서 몰래 핵프로그램을 진행하리라고 의심한 서방이 '안전장치'로 제안해 핵합의에 포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미국이 먼저 지난해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이란이 이 절차를 가동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됐다.

이란은 유엔, 미국, EU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 핵프로그램의 일부를 재개할 수 있다고 명시한 핵합의 조항(26, 36조)에 따라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합의의 범위를 벗어난 핵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이란에 핵합의 복귀를 촉구하면서 분쟁 조정 절차를 가동할 수 있다면서 대이란 제재 복원을 시사했고 이에 이란은 '적반하장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언제든 외교로 핵합의의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라며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1년이나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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