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한의원' 만들어 요양급여 5억 원 챙긴 일당 법정구속

한의사 명의를 빌려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세우고 요양급여와 보험금 5억여 원을 불법으로 타낸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의료법 위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 모(38) 씨에게 징역 3년, 공범 김 모(44)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송 씨는 2014년 10월 서울 마포구에 한의사인 고 모(45) 씨 명의의 사무장 병원을 세운 뒤 김 씨와 박 모(39) 씨를 원무과장으로 내세워 환자를 모아 2018년 4월까지 214회에 걸쳐 요양급여 5억 4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사무장 병원이란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하고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이름으로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으로,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송 씨는 고 씨를 고용해 월급을 주는 식으로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면서 교통사고 환자 등을 유치한 다음 입원을 안 하고도 입원한 것처럼 속이거나, 진료 내용을 부풀려 보험사로부터 치료비·합의금 명목으로 1천200여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무과장 김 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2017년 병원을 찾은 한 환자에게 통증 부위·정도를 물어보거나 치료법을 권유하는 등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며, 공공의 자산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 건전성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사무장 병원 운영 기간이 4년에 이르는 긴 기간이고, 편취한 금액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송 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한의사 고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다른 원무과장 박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