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속 방한 일본인, 사상 최고치 근접…이유는?

요미우리신문은 SNS를 통해 한국 문화에 친근감을 갖게 된 일본의 젊은 여성이 많아지면서 양국 간 정치적 갈등과는 무관하게 방한 일본인 수가 올 들어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 1~9월 방한한 일본인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5% 늘어난 250만 명을 기록해 같은 기간 역대 최고치인 2012년 수준(277만 명)에 근접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올 7월 이후로도 한국을 찾은 일본인 수는 작년 동기 수준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는 올 8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10월에는 65.5%나 줄어든 방일 한국인 추이와는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요미우리는 독특한 카페와 잡화점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익선동 풍경을 소개하면서 소셜 미디어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친밀감을 갖게 된 젊은 일본 여성이 늘고 항공권 가격이 많이 싸진 것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카페를 돌아다니기 위해 아이치현에서 왔다는 한 여대생(21)은 "항공권이 싸 한국에 온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했고, 도쿄 출신의 다른 대학생은 "정치는 신경 쓰지 않고 쇼핑을 즐긴다"고 말했습니다.

나고야에서 왔다는 50대 일본인 주부도 명동에서 쇼핑 중 만난 요미우리 기자에게 "여러 차례 왔는데 화장품 값이 싸고 음식도 맛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일 한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일본 규슈 각지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은 지난 10월 말 현재 주당 149편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후쿠오카~서울 노선을 운항하는 저가항공사 진에어는 지난해 9~11월 1만엔(11만 원) 넘게 받던 왕복권 값을 거의 반액 수준으로 내렸습니다.

진에어 측은 "일본인이 늘어 80%의 탑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요금으로는 100% 탑승해도 적자"라고 전했습니다.

항공사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놓는 항공권을 일본인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요미우리는 전문가를 인용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한국인은 경제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화가 나 있지만 일본인은 피해가 없어 심리적인 마이너스 요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인 관광객 증가율도 점차 둔화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정치 상황에 따라 향후 추세가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