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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1살에 210㎝, 중국 농구 '거인 소녀'

[취재파일] 11살에 210㎝, 중국 농구 '거인 소녀'
1970년대 중후반 중국(당시에는 중공) 아시아 남자농구에 '무티에주'라는 거인이 나타났습니다. 당시에는 '목철주' 또는 '무티에추'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세계적 스타였던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의 키와 거의 비슷한 228㎝의 엄청난 장신인 데다 체중도 140㎏이 넘어 우리 선수들을 무척 괴롭혔습니다.

1980년대 초반 한국 여자농구도 '숙적'인 중국의 거인들에게 시달렸습니다. 박찬숙(190㎝)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보유하고도 우리 팀은 중공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중공에 진월방(천위에팡)이라는 '괴물 센터'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언론 보도를 보면 진월방의 키는 최저 205㎝에서 최고 220㎝로 제각각이었습니다. 현재 중국 포털사이트를 보면 208㎝로 돼 있습니다.
중국 여자농구 대표팀 괴물 센터였던 정하이샤 선수(왼쪽)
한국 여자농구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중공과 은메달 경쟁을 펼쳤습니다. 당시 중공에는 진월방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17살의 나이에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정하이샤(1967년생, 현재 52세)도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찬숙, 김화순을 내세운 우리 대표팀은 중공을 꺾고 전무후무한 올림픽 은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믿기 힘든 패배에 코트에 주저앉아 펑펑 울던 정하이샤는 이후 중국 대표팀의 기둥 센터로 활약했고, 1996년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하는 등 역대 최고 스타로 평가됐습니다. 진월방과 정하이샤 이후 중국 여자농구 대표팀에는 이렇다 할 '거인 센터'가 등장하지 않았고 실력도 예전만 못한 상황입니다.
11살에 210㎝인 거인 소녀 장쯔위
정하이샤는 만 12살 때 172㎝이었다가 다 성장한 뒤에는 206㎝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11살의 나이에 210㎝나 되는 소녀가 나타나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장쯔위(张子宇)로 현재 산둥성 지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같은 또래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 이 소녀의 키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농구에서 키는 곧 재능입니다. 장쯔위의 부모는 모두 장신입니다. 더군다나 어머니 위잉은 산둥성 여자농구팀 코치로 활약하고 있고 아버지도 농구 실력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부모 덕분에 장쯔위는 엄청난 키는 물론 농구에 대한 재능까지 물려받았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장쯔위가 5살 때 부모를 따라 농구 경기를 관전했는데 선수들의 세밀한 동작을 모두 외워 흉내를 낼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집안에 농구 선수 출신이 많고 어머니가 현직 지도자이기 때문에 본인의 치열한 노력만 더해지면 대성할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스포츠계는 장쯔위가 완전히 농구를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장쯔위는 "비록 부모의 독촉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농구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농구의 길을 선택하고 앞으로 계속해나가겠다. 지금은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학업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거인 소녀 장쯔위
장쯔위는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농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농구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데도 슈팅 자세가 전문 선수를 뺨친다고 합니다. 이 소녀의 어머니 위잉은 "농구에 대한 소질과 재능, 흥미가 대단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 여자농구의 희망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스포츠계는 그녀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키가 220㎝ 정도까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운동 신경과 우수한 훈련 여건을 고려하면 정하이샤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쯔위가 주위의 기대대로 '괴물 센터'로 대성할 경우 한국 여자농구는 또다시 어려운 세월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중국 시나스포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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