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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정치권, 정치개혁 청사진 'BBI 보고서' 대국민 발표

케냐 정치권이 27일(현지시간) 정부 내 총리직을 부활시키고 야권 지도자의 지위를 공식 인정하는 등 케냐 정치를 개혁해 국가발전을 이끌 방향을 제시한 특별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윌리엄 루토 부통령, 라일라 오딩가 야권 대표를 비롯해 47개 지방정부 인사 등 5천여 명은 이날 수도 나이로비 외곽의 문화·예술 공연장인 '보마스 오브 케냐'에 모여 케냐 정치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보고서가 발표되는 현장을 지켜보았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 '캐피털 FM' 등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폭력과 분열이 되풀이되는 선거를 끝내고 국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몇 달 간 14명의 특별팀이 케냐 각계각층의 의견을 종합해 작성한 국가개혁 청사진을 담은 'BBI(Building Bridges Initiative) 보고서'로 명명됐다.

보고서는 9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2017년 케냐 대선이 끝나고서 날카롭게 대립하던 케냐타 대통령과 야권의 오딩가 대표가 지난해 손을 맞잡고 극적으로 화해한 뒤 나온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특별팀(Task Force)의 유수프 하지 의원은 케냐 각계의 의견이 반영된 이번 보고서가 채택돼 케냐가 보다 나은 국가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30여년 간 케냐는 5년(임기)마다 (잔여임기) 2년을 선거 폭력 사태를 우려한 탓에 투자위축 등으로 경제발전이 정체하거나 퇴보하는 경험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선거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면서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회복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리며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된다"라고 보고서는 적고 있다.

보고서는 대통령이 현행대로 군 최고사령관과 국가원수의 직위를 유지하고 장관들은 총리에게 답변하는 등의 내용으로 정부체제를 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가 채택되면, 정부는 "의회와 국민에게 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케냐는 1964년 공화국 수립 직후, 그리고 2007년 말 대선 폭력 사태로 1천100명이 사망하고서 이듬해 구성된 연립정부에서 총리직을 둔 적이 있다.

지난해 케냐타와 오딩가의 극적인 화해 이후 일각에서는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마치는 케냐타가 오는 2022년 대선에서 오딩가와 연합해 총리직을 차지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날 보고서 발표현장에서 케냐타 대통령은 "BBI 보고서는 국가 단합과 발전을 이끄는 키(Key)"라고 말하고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앞으로 진행될 토론 과정에서 나라를 양극화로 몰고 가지 말 것"을 주문했다.

케냐 정부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이번 보고서가 채택되면 대대적인 정치 개혁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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