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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연구 뛰어든 '파킨슨병 의사'…치료 가능성 열었다

<앵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이 나오지 않으면서 잘 걷지 못하고 몸이 떨리는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치료가 어려운데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의대 교수가 직접 연구에 매진하면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조동찬 의학 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단추 채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이현섭 교수는 16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습니다.

진단받던 순간이 잊힐 리 없습니다.

[이현섭 파킨슨병 환자/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 : 회사 출근하고도 그냥 가서 울고, 방에 들어가서 울고, 한없이 울었던 게 (기억납니다.)]

이듬해 직접 파킨슨병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현섭 파킨슨병 환자/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 : 내가 아픈 내 연구를 하게 되니까 더 열정을 가지고 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시간마다 약을 복용해가며 버텨냈습니다.

[이상훈 박사 지도교수/한양의대 생화학과 : 동료 과학자로서 집착력은 엄청나게 강하죠, 근데 몸이 안 따라오는 것 같아서, 할 수 있는 한계의 일만 하고 자기의 힘이 안 되는 것은 포기하라(고 조언했습니다.)]

15년째 몰두했던 연구는 올해야 성과를 거뒀습니다.

자신의 세포를 떼어 파킨슨병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고, 이를 제거했더니 정상 세포가 되는 과정을 밝힌 겁니다.

[이현섭 파킨슨병 환자/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 : 등 쪽에 있는 피부를 한 40mm 정도를 펀치를 사용해서 피부과에서 직접 떼어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세계적인 저널에 게재됐습니다.

[이현섭 파킨슨병 환자/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 : 유전자를 새로운 걸 하나 찾았다는 것 말고는 그게 극복됐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파킨슨병이라는 걸 알고도 결혼을 미루지 않은 아내, 그리고 10살 된 딸이 버팀목이라고 말합니다.

[이현섭 파킨슨병 환자/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 : 제가 넘어질 뻔했는데 딱 힘을 주면서 잡더라고요. 다운아, 고맙다, 라고 했더니 뭘 이런 거 가지고, 이렇게 별일 아닌 듯이 받아들이는 거 보고 좀 대견스러웠습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의 다양한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치료법을 찾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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